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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차 관구총회 개최 및 특별방문 종료
6월 4일, 제18차 관구총회가 32명의 대의원과 2명의 옵서버 등 34명의 살레시오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신길동 관구관 5층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관구총회는 대개 3년마다 열린다. 하지만, 이번은 앙헬 페르난데스 총장 신부님이 추기경으로 서임되어 대주교로 서품되고, 교회법에 따라 오는 7월에 총장직을 사임을 해야 하는 관계로, 제29차 총회를 1년 정도 앞당겨 내년 2월에 개최해야 하는 전체 수도회의 일정 변경에 따라, 관구총회도 지난 17차 총회 이후 2년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이번 관구총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열정, 청소년을 헌신”라는 29차 세계총회의 주제에 맞춰 이를 관구차원에서 준비하는 모임이 되겠다.
관구총회의 시작은 주님의 대전에 나가 성령의 말씀에 귀를 더 잘 기울이기 위해 마음 자세를 여미는 피정이다. 특히, 관구총회 움직의 기본 바탕이 될 '시노드와 시노달리티'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입 강의를 담당한 최현순 데레사 교수(서강대)는 시노드를 생각할 때, "내가 만나는 사람을 동료로 여기는가?"라는 질문이 바로 그 정신의 실천을 가늠케 하는 척도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마주하는 사람을 동료로 여길 때 공통의 길과 공통의 사명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수도회의 사목이 누군가를 대상으로 수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덕으로 나아가는 동료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풀어 설명했다. 도입강의를 들은 회원들은 한시간 동안 성체 앞에 머물며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침잠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관구 특별방문을 마무리하고 있는 조셉 푹 신부의 특별방문 종결 강의로 오후를 열었다. 그는 특별방문의 종결이란 관구의 모든 회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해야 마당한데, 마침 관구총회가 열리고 있으니 아쉽지만, 총회 대의원들 앞에게 하는 것으로 가름한다면서, 자신이 파악하고 이해한 한국 관구와 살레시오 가족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진솔한 나눔을 했다. 한국 관구가 극복해야 할 도전으로 수도회 삶에 파고드는 첨예화된 자본주의 경향이라든지, 회원들의 관료화, 특히 9 to 6(9시 출근 6시 퇴근, 이외 시간은 사생활이라는)에 물들고 있는 생활 습관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이제까지 우리 구조 안에 머무는 사목적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이는데, 밖으로 나아가는 교회를 주장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우리 구조 밖에서 추진할 수 있는 활동도 모색하길 권했다. 어제 인터뷰 비디오에서도 천명했듯이 돈 보스코의 교육사명에 대한 평신도와 공동책임의 방향으로 더욱 노력해줄 것을 권하며, 한국 협력자들 현황의 활발한 확장은 그런면에서 큰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선교지원을 지속해 줄 것과 한국에 있는 젊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그들의 본국 관구와 협력하여 시급하게 다듬어 줄 것을 당부했다.
첫날 오후의 남은 시간은 관구장과 운영위원장(박정우 신부)의 관구총회의 개회 선언에 이어 관구총회를 원활하게 진행할 구조를 구성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관구총회의 기준이 될 총회규칙서 승인, 사회자(이세바 신부)와 서기(성하윤 신부)의 임명, 분과구성 및 각 분과장 선출 등이 그것이다. 이번 관구총회는 세 개의 분과로 이뤄지는데, 1분과는 정체성을 주제로 다룰 것이며 윤만근 신부가, 사명을 다루는 2분과는 유명일 신부가, 그리고 수도회 통치구조에 관해 다룰 3분과는 변용관 신부가 각각 분과장을 맡았다.
저녁시간에도 관구총회는 계속 이어져, 지난 회기에 관련된 관구의 현황보고가 늦은 시간까지 진행됐다. 관구장과 각 관구위원회(양성, 사목, SC, 선교, 가족, 재정, 생태영성 등)가 담당분야를 브리핑하며 지난 회기 동안 관구의 삶에 대해 보고하고 이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늦은 시간에는 특별방문을 마치고 내일 아침 일찍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떠나는 조셉 푹 신부를 위한 환송연이 마련되었다. 약 2개월 간 한국에 머물며 모든 공동체를 방문하고 회원들과 살레시오 가족들을 만났고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진 그였기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든 형제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 했다.
그가 살펴본 한국관구는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라고 굳이 표현하며, EAO지역 다른 관구들의 기준과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구들이 어떤 상황을 맞닥트리든 한국 관구가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를 보고싶어할 것이라는 말이다. 정말, 그저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대단한 찬사가 아닐 수 없고, 또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 지는 말이다. 그 동안 우리와 함께 머물며 좋은 살레시안의 모습을 실천적 삶으로 보여준 총장대리 조셉 푹 신부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형제적인 사랑과 감사의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