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서울 살레시오관구관에서는 살레시오 가족 단체들 300여 명이 모여 살레시오 가족 영성의 날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는 총장의 이름으로 한국관구를 특별방문 중인 요셉 푹 신부가 함께했다.
시작하는 인사말을 통해 최원철 관구장 신부는 “올해는 한국 살레시오 가족 현존의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이땅의 청소년에 대한 주님의 구원 의지와 사랑이 풍성했음을 발견합니다. 그런 역사를 바탕으로 내일을 꿈꾸는 살레시오 가족의 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으면서 서로의 일치와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기원했다.
EAO담당 총평의원이며 총장을 대리해 한국순교자 관구를 특별방문 중인 요셉 푹 신부는 축사를 통해 “살레시오 가족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가장 큰 것은 바로 그들 마음 속에 그리고 삶에 기쁨을 심는 것입니다. 우리 살레시오 가족은 항상 기쁘기 때문입니다.”라며 함께 모인 살레시오 가족이 기쁨을 풍성히 나누는 시간이 되길 축원했다. 아울러 “총장님과 총평의회의 관심과 사랑이 한국 살레시오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하는 기간에 가급적 많은 살레시오 가족들을 만나고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는 말로 가족영성의 날을 축하했다.
그 다음으로 장동현 신부가 준비한 총장 신부의 금년도 스트렌나에 대한 심화 강의가 이어졌다. 장 신부는 50쪽에 달하는 스트렌나 해설서를 간략하게 요약하며, 아홉 살 때 꿈 200주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명료하게 설명하였다. 특히 결론으로서 구체적인 현실에서 이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돕는 두 단어로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탄이 만연된 현재의 처지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희망에서 나오며 믿음과 사랑이 희망과 함께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우리가 지닌 작은 가능성에 감사하며 이를 소홀히 하지 않고 희망을 끊임없이 길어내는 것이 오늘 우리가 꿈을 꾸는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만근 신부가 준비한, 70주년 기념 ‘한국 교회사에서 살레시오회의 교육적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의가 이어졌다. 윤 신부는 한국교회 초기 역사에서 교육적인 노력을 집어보며, 살레시오회 진출 배경 및 과정을 교육이라는 시각에서 조명했다. 그리고 살레시오 가족의 기술 및 인문 교육의 역사를 간추려 살펴보고, 특히 청소년 신앙교육에서 대체할 수 없는 살레시오회의 기여를 되짚어 봤다. 또한 교육 환경의 변화에 따른 여러 다양한 시도들을 살펴보면서,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는 대안교육의 상황과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결론으로서 조금씩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페러다임의 전환을 요청하는, 이른바 찾아가는 교육을 제시하며, 70년 역사를 지닌 살레시오 교육이 위기 시대의 교회 교육에 유효한 대안이 될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각 단체별로 준비한 전시 및 참여 프로그램의 시간이 이어졌다. 살레시오수녀회, 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 VDB, ADMA, 청소년운동, 협력자회 등 한국에 현존하는 살레시오 가족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현재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활동들을 소개하면서 가족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기쁨을 누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이진옥 선임연구원(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이 준비한 ‘돈 보스코의 정신에서 드러나는 평신도의 주체성’이라는 제목의 강의가 이어졌다. 평신도 주체성이 유난히 강한 한국교회의 역사적 배경에 맞춰 현대 사회에서 평신도들이 돈 보스코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를 집어보고, 축성 생활자들과 공동의 책임을 나누기 위해서 평신도들의 자질을 높이고 성직주의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에게 주어진 고유한 성소를 존중하고 함께 힘을 합하려 노력하는 것을 통해 스스로도 꿈을 꾸며 청소년들이 희망을 꿈꾸게 해주는 살레시오 가족이 되자고 했다.
이어 각 단체별로 모임을 갖고 70주년을 넘어서 100주년을 바라보며, 우리가 꿔야 할 사목적 카리스마적인 꿈은 무엇일까에 대해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모인 살레시오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관구장 최원철 신부가 주례하는 미사로 이날의 모든 기쁨을 하느님께 봉헌했다. 특히 이날은 2년 전에 선종한 노숭피 신부의 기일을 맞아, 초창기부터 모든 것을 다 바쳐 이땅에 돈 보스코의 꿈을 심은 그의 삶을 기리고 천상 '돈보스코정원'에서의 영원한 안식을 빌었다.
요셉 푹 신부는 강론에서 “돈 보스코의 꿈 이후 200년 동안 수많은 꿈들이 이어져 왔고, 한국 살레시오 가족은 그 1/3에 참여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보다 우리 젊은이들을 더 사랑하시며, 돈 보스코 역시 우리보다 더 우리 젊은이들을 사랑하심을 잊지맙시다.”라고 했다. 특히 자신의 첫서원과 바로 이어진 공산화로 인해 많은 살레시오회원이 떠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은 우리를 부르시고 계속 당신 나라 건설을 위해 부르신다는 것을 깊게 체험했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며, 하느님께 더욱 의탁하는 가운데 70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희망으로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돈 보스코의 꿈이라는 큰 울림을 가슴에 새긴 살레시오 가족들은 다 함께 기념촬영으로 ‘2024 살레시오 가족 영성의 날’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