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관계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새로운 인터뷰 책에서 밝혔다. 2005년 콘클라베에서 베네딕토의 선출을 막기 위한 '작전'에 자신이 이용당했고, 자신은 이를 거부하고 직접 베네딕토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요셉 라칭거 추기경의 선출을 막기 위한 완전한 작전이었어요."라고 그는 스페인 ABC Español 신문사의 기자 하비에르 마르티네즈 브로칼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후계자'라는 제목의 책에서 말했다.
4월 3일, 출판될 예정인 이 책의 앞부분인 '콘클라베'라는 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05년 4월 18~19일, 2주 전인 4월 2일에 성 요한바오로2세가 선종한 후, 요셉 라칭거 추기경을 교황 베네딕토16세로 선출한 콘클라베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장으로, ABC는 지난 부활절에 이 책의 일부를 미리 공개했다.
이 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콘클라베가 끝난 후 식사를 하러 간 아르헨티나 식당의 여주인과 친구가 된 이야기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주인과는 오랜 친구로 새댁 때 첫 아기를 임신하고 있을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그 아들이 이미 커서 18살이되었고 그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며 매년 소년의 생일에 축하의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과 친해진 사연에 대해 설명한 후, 프란치스코는 식당에 같이 간 한 신부가 자신을 두고 교황으로 선출될 뻔했다고 농담을 하자, "그 콘클라베에서 잘 알려진 사실인데, 그들은 나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은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절대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하지만, "교황만은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갑자기 표를 얻기 시작했고, 한때 115명의 추기경 중 40명이 자신의 이름을 적어 냈다고 말했다.
"그 40표는 라칭거 추기경의 선출을 막는 데 충분했다. 만약 그들이 저에게 계속 투표했다면 교황으로 선출되는 데 필요한 3분의 2를 얻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당시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될 수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것은 작전을 주도한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 작전은 시간을 벌기 위해 내 이름을 내세워 라칭거의 선출을 막은 다음, 다른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었다."며 동료 추기경들이 나중에 "그들은 '외국인' 교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내게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저를 이용했지만, 뒤에서는 이미 다른 추기경 후보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여전히 후보자 대해 합의하지 못했지만, 이미 이름을 내놓는 단계였으니까요."라고 말했다.
4월 19일 오전 2차와 3차 투표에서 이런 일이 있었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은 프란치스코는 2018년에 선종한 콜롬비아의 다리오 카스트리용 추기경에게 다가가 "'나를 바보로 만드는 일을 지금 당장 멈추세요. 저는 지금 바로,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언할 것입니다. 알겠죠? 저를 내버려 두세요.'라고 했지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프란치스코는 "그 후 베네딕토가 선출됐어요. 당시 교황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라칭거뿐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교황 베네딕토16세가 될 라칭거 추기경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매우 활동적이고 주도적이며 여행을 좋아하는 역동적인 교황이었던" 요한바오로2세의 재위 27년은 "혁명"이었고, 이후 교회는 "건강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교황, 과도기적인 교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저처럼 말썽을 많이 일으키는 사람을 선출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16세야말로 당시 교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스타일"에 부합했다며, 자신은 만족스럽게 콘클라베를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네딕토16세가 바티칸 내부에서 많은 저항에 부딪혔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프란치스코는 베네딕토의 선출을 통해 성령께서 무슨 말씀하셨을까라는 질문에 "내가 이곳에 임하고 있다. 여기는 작전의 여지가 없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2013년, 역사적인 교황 사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베네딕토16세와 그 후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전통 라틴어 미사, 사제 독신제, 교회 윤리신학의 다양한 측면 등의 문제로 갈등이 있는 것처럼 종종 묘사되곤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은 베네딕토16세 은퇴 교황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베네딕토16세는 바티칸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현명한 할아버지"였다고 회상하며 이러한 세간의 인식에 대해 거듭 반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1월 5일, 베네딕토16세의 장례 미사를 주례하면서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직계 전임자의 장례식을 집전하는 교황이 되었다.
성 요한바오로2세 교황의 선종으로 그 후임자 선출을 위해 열린 콘클라베에 대해 많은 소문들만 떠돌고 있었는데, 19년만에 이렇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상황을 설명해주는 내용이 출판됨으로 세상에 명확하게 알려지니 여간 흥미롭지 않다. 교황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지닌 우리 살레시오 가족에게 다시 한 번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계기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