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살레시오 관구관, 남녀 살레시오회 평의원 한자리에 모여 사목 비전 공유
10월 7일 오후 3시, 살레시오회(SDB)와 살레시오 수녀회(FMA)의 평의원들이 서울 살레시오회 관구관에 모여 '2026 후반기 SDB-FMA 합동평의회'를 개최하고 한국 살레시오 가족의 공동 사명과 미래 비전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가을빛이 완연한 가운데 열린 이번 합동평의회는, 다가오는 큰 축제를 함께 준비하는 설렘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목적 위기를 공유하며, 돈 보스코의 카리스마를 따르기 위해 굳게 연대하는 다짐의 자리였다.
살레시오 역사의 바탕은 언제나 '사랑'
회의는 살레시오 역사의 본질을 짚어보는 따뜻한 나눔으로 문을 열었다. 회의의 시작을 여는 인사말을 통해 살레시오 수녀회의 관구장 한광자(클라우디아) 수녀는 최근 살레시오회에서 제공한 번역본 역사책 ‘돈보스코에서 오늘날까지’을 언급하며 "최근 살레시오 가족의 역사가 담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창립자와 선배 수도자들이 얼마나 깊은 사랑으로 수도회와 카리스마를 일구어왔는지 깊이 깨달았다"며, "사랑의 눈, 섭리의 눈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볼 때 비로소 진정한 살레시오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양 수도회가 마주한 크고 작은 사목적 과제들을 단순한 행정이나 제도가 아닌, 살레시안 특유의 '가족적인 사랑'으로 함께 풀어나가자는 다정한 초대라 할 수 있겠다.
2027 'SYD 서울', 하나 된 살레시오가 만드는 청년들의 축제
이날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진 안건은 단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맞물려 개최될 살레시오 청년대회(SYDS: Salesian Youth Days in Seoul) 준비 상황이었다.
양 수도회는 대회의 공식 명칭을 기존에 임의적으로 불리던 'SSYD'에서 'SYDS(SYD Seoul)'로 변경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는 외국어 어감상 부정적인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이니셜을 피하고, 전 세계 청년들에게 보다 명확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세심한 배려로 최근까지 입에 착 달라붙던 SSYD를 기꺼이 포기하고 대신 이니셜로 SYDS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맞춘, 살레시오 가족의 구심점인 총장 신부의 방한을 기화로 한국 살레시오 가족의 영성을 고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들이 제안되었다.
또한, 전 세계에서 모여들 살레시오 청년들을 위해 마련될 2027년 8월 4일 'SYD-페스티벌'과 제반 행사에 필요한 예산 문제가 솔직하게 다뤄졌다. 약 5억 5천만 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예산 상황에서, 한 선교재단 측에서 SYD-festival을 위해 1억 원을 흔쾌히 지원하기로 한 훈훈한 소식이 전해져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양 수도회는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한편, 평의원들을 비롯한 모든 수도자가 주도적으로 나서 청년들에게 잊지 못할 돈 보스코의 뜰을 선사할 것을 굳게 결의했다.
텅 빈 교실, 아픔을 넘어 새로운 사목 탐색
이날 합동평의회에서는 밝은 축제의 준비 이면에 자리한 사목 현장의 뼈아픈 현실도 깊이 있게 공유되었다. 회의가 끝나갈 무렵, 과거 한 수도회의 급작스런 철수와 그 이후 위기 상황으로 이어진 한 시설의 현황이 주제로 등장하며,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사목 터전의 위기가 화두에 올랐다.
"수도자들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아이들 자체가 급감하여 사목현장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곳들이 있다"는 애끓는 고백 가운데, 전통적인 사목 터전이었던 곳들이 존폐 위기에 처한 현실을 두고 남녀 수도회가 실질적이고 지혜를 모은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호소가 이어졌다.
그러나 절망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양 수도회는 기존의 기관을 폐쇄하게 되더라도, 그 시설 및 공간을 지역 사회의 더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센터나 이주민 노동자를 위한 쉼터로 전환하는 가능성 모색 등 다각적인 돌파구를 논의했다. 위기를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청소년의 곁'으로 다가가는 기회로 삼자는 데 깊이 공감하며 서로를 위한 든든한 영적 지지를 약속했다.
따로 또 같이, 묵직하게 걸어가는 여정
아울러 회의에서는 각 수도회의 금년도 하반기 주요 일정들이 세세히 공유되었다. 다가오는 10월 18일에 열릴 '살레시오협력자회 150주년' 행사와 10월 23일 열리는 '평화인권 심포지엄', 그리고 2027년 '이태석 신부의 삶을 통한 우정 체험'을 주제로 열릴 겨울 신앙학교 계획을 나누었다. 살레시오 수녀회 역시 11월에 열릴 제9차 한국 샛별 관구총회와 관구 감사축일 등 굵직한 행사들을 소개하며 기도 안에서 연대할 것을 당부했다.
살레시오회와 살레시오 수녀회는 돈 보스코의 직접적인 손길에 의해 태어나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란 든든한 두 현실이다. 때로는 다가올 벅찬 희망을 준비하며 웃음 꽃을 피우고, 때로는 시대의 변화로 텅 빈 아이들의 자리를 바라보며 함께 가슴 아파하고 힘을 모아 대안을 찾자는 진솔한 대화로 상호 간의 도움을 모색하고 있다. 이야말로 돈 보스코가 꿈꾸었던 '진정한 가족'의 모습일 것이다.
2027년 'SYD Seoul'이라는 거대한 축제를 향해, 그리고 척박해진 사목 환경 속에서도 결코 청소년들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마음을 모으는 남녀 살레시오 수도회의 평의원들. 이들의 다정하고도 치열한 고민 위에 성령의 크신 이끄심이 늘 함께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