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아타르드 총장 신부, 종신서원 10주년 순례단에 애정 어린 훈화
종신서원 10주년을 맞이하여 돈 보스코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거룩한 성지로 향한 우리 형제들이, 살레시오회의 중심인 토리노 발도코에서 잊지 못할 은총의 시간을 가졌다.
9월 1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종신서원 10주년 돈 보스코 성지 순례'에는 김용식, 임치성, 강봉묵 신부가 참여하고 있으며, 정일현 신부와 백광현 마르첼로 관구장 신부가 이들의 양성 여정을 다정하게 동반하고 있다. 살레시오 영성의 원천이자 뿌리인 안네시를 거쳐 토리노 발도코에 도착한 순례단은, 21일 파비오 아타르드(Fabio Attard) 총장 신부를 만나 애정 어리고 묵직한 훈화 말씀을 듣는 특별한 기쁨을 누렸다.
이날 총장 신부는 종신서원 10주년을 넘기며 살레시오 축성생활의 원숙한 경지에 들어가는 형제들에게 우리 성소의 근간을 일깨우는 세 가지 핵심적인 당부를 남겼다.
"돈 보스코는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닌,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우리 성소의 가장 본질적인 뼈대를 짚었다. 초기 살레시안들이 기억한 돈 보스코는 그저 수완 좋은 조직가나 바쁘게 일하는 활동가가 아니라, 철저히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분'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화된 문화 속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자칫 '하느님에 대한 성찰이 없는 좋은 사람'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잊은 채,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이나 남들이 칭찬해 주는 일에만 몰두하는 교묘한 이기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총장 신부는 형제들에게 "예수님은 나에게 누구이신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고해성사와 성체성사, 그리고 묵상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영적 뿌리를 단단히 내릴 것을 주문했다.
"어려움 속에 혼자 남겨지지 마십시오, 영적 동반자는 필수입니다"
두 번째 당부는 사목 현장과 일상에서 겪게 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직결된 '영적 동반(지도)'의 중요성이었다. 사제로서, 수도자로서 겪는 위기와 어려움은 아주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이지만, 문제는 '그 어려움 속에 혼자 남겨질 때'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만약 영적 지도자가 없다면, 우리는 어려움의 원인을 관구장 탓, 다른 형제 탓으로 돌리며 결국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결정하려 듭니다. 몸이 아플 때 의사를 찾아가 약을 처방받듯, 영혼의 병과 어려움 속에서도 여러분 곁에서 차분히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줄 영적 동반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오만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약함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영적인 인도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라는 강렬한 메시지였다.
"돈 보스코를 아는 것, 우리의 카리스마를 현대에 꽃피우는 비결"
마지막으로 총장 신부는 끊임없이 돈 보스코를 공부하고 연구할 것을 당부했다. "시대를 핑계 삼아 '돈 보스코는 오늘날 우리에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쉽게 판단하지 마십시오. 돈 보스코의 삶과 역사를 깊이 연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살레시오 카리스마의 위대한 가치들을 오늘날의 현실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가난하고 소외된 청소년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 귀한 달렌트를 결코 땅에 묻어두어서는 안 된다는 간곡한 호소였다.
돈 보스코 삶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발도코에서 파비오 아타르드 총장 신부의 진솔하고도 무게 있는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순례단 형제들. 서원 때의 그 첫 마음을 다시금 뜨겁게 불태우며, 흔들림 없는 '하느님의 사람'이자 청소년들의 다정한 친구로 굳건히 거듭나는 좋은 은총을 누리길 기대하며, 로마 등 남은 순례 여정을 은총 속에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