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미나는 각 공동체와 위원회를 맡아 해당 분야의 사목을 이끌고 있는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29차 총회의 성찰을 우리 관구의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다. 백광현 관구장 신부를 비롯하여 19명의 원장, 위원장, 관구평의원들이 참석하여 열띤 연구와 논의 그리고 호흡을 모으는 기도로 살레시오 정신을 구현하는 일에 매진했다.
제29차 총회의 정신을 OPP에 담아내다
이번 세미나의 핵심 주제는 '제29차 총회를 바탕으로 한 OPP(Organic Provincial Plan 관구종합계획)의 작성이었다.
참석자들은 첫날 관구비서인 성하윤 신부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시작 전례와 도입 강의로 출발하여, OPP에 대한 이해를 심화했고, 둘째 날에는 오전과 오후에 걸쳐 무려 3차례의 '관구 OPP 적용 연구' 세션을 가졌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는 돈 보스코의 카리스마를 어떻게 새롭고 구체적인 사목계획으로 엮어낼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우리는 가난하고 취약한 청소년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며, 디지털 세상과 새로운 사목 개척지를 포함한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 나라를 증거한다.”는 사명 선언으로 29차 총회 정신의 골수를 추출해냈다.
각 그룹(1~4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 밀도 있는 연구와 토론을 통해, 형제들은 SWOT 분석으로 관구의 현실 진단 및 전망 제시를 통해 단순히 서류상의 계획이 아니라 우리 교육 사목 현장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실천적 청사진'을 그려내기 위한 집단지성의 힘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기도와 나눔, 그리고 웃음꽃 피는 설거지 조
살레시안의 모임에 '친교와 기쁨'이 빠질 수 없다. 빡빡한 연구 일정 속에서도 형제들은 아침과 저녁으로 한목소리로 기도를 바치며 주님 안에서 일치를 이루었다. 특히 단순함을 사랑하는 살레시안 답게 연구를 위해 나누어진 4개의 소그룹 명단을 곧바로 '설거지 조'로 전환하여 너나없이 다퉈 앞치마를 두루고 설겆이대를 차지하려 밀치는 동작에서도 치열함은 여전했다. 살레시안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원장 모임
세미나 마지막 날인 21일(금) 오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실무적인 현안을 논의하는 '원장 모임'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모임에서는 DBYC 1층 옛 직업학교 공간의 사용 전망에 대한 나눔이 있었다. 관구평의원들과 관구관 및 DBYC 원장으로 구성되어 지난 몇 달 간 해답을 찾기 위해 성심컷 활동했던 TF의 활동을 종료하며 그 결론의 발표가 있었다. 이어진 두 번째 모임에서는 그동안 ‘사목 윤리 규정’으로 불리던 측면을 29차 총회의 정신에 따라 Safeguarding Protocol로 전환 발전시킨다는 부관구장 김선오 신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어 각 공동체의 훈훈한 소식과 당면한 어려움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청지기일 뿐, 마른 뼈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주님의 사랑"
세미나의 마지막날 미사에서 백광현 관구장 신부가 전한 강론은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리더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과 위로를 남겼다.
백 신부는 에제키엘 예언서의 '마른 뼈' 환시를 인용하며, "우리가 공동체와 관구를 위해 헌신하지만, 궁극적인 책임자는 우리가 아닌 주님"이라고 강조했다. 책임과 중압감이 커질수록 인간적인 힘이 아닌 '관상적 침묵과 기도'로 주님께 온전히 의지해야만, 우리 공동체가 마른 뼈에 힘줄이 붙고 살이 돋아나며 숨결이 되살아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고한 수도자들의 가장 큰 영적 질병인 '자기 중심성'을 언급하며, 율법의 기계적 준수보다 '통합된 사랑'이 늘 우선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장상이란 갈등 없는 완벽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가 아니라, 형제들의 약함과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서로 신뢰하고 용서하며, 한마음으로 십자가를 지고 걷는 사람"이라는 관구장 신부의 당부는 살레시안 리더십의 참된 본질을 깊이 일깨워 주었다.
2박 3일의 짧지만 강렬했던 합동 세미나는, 살레시오 가족을 이끄는 리더들이 돈 보스코의 마음으로 재무장하고 관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한마음으로 뭉치는 귀한 은총의 시간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정성을 기울인 기도가 훌륭한 OPP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 관구의 모든 교육 사목 현장이 젊은이들을 향한 희망과 기쁨으로 새롭게 피어나게 할 값진 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