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9일 기도 여덟째 날의 주제는 '나약한 이의 어머니, 마리아'이다. 영상은 디지털 폭력, 은밀한 괴롭힘 등 오늘날 청소년들이 내몰리고 있는 지독히도 극단적이고 잔인한 현실을 뼈아프게 조명하며, 우리 사회와 살레시오 가족이 이들을 위해 짊어져야 할 무거운 과제를 던져준다.
"누구에게 가야 하죠? 늪에 빠진 친구를 구할 수 있게 저를 도와주세요"
영상은 사진이 유출되어 스스로 삶을 놓기로 결심한 친구 '사라'를 지켜보며 깊은 패닉에 빠진 한 17세 소년의 절박한 기도를 비춘다. 부모님께 말하면 신뢰를 배신하는 것이고, 선생님께 말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지독한 두려움 속에서, 소년은 어느 어른에게도 손을 내밀지 못한 채 친구와 함께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생각 없이 저지른 어리석은 실수 하나가 증오와 고통의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 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그러나 어른들의 세상은 결코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주지 못하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소년은 오직 성모님께 매달려 간청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 이 벅찬 짐을 안고 도대체 누구에게 가야 합니까?"
단죄하는 판결문이 아닌 생명을 가져오시는 어머니
총장 신부님은 해설을 통해 가장 참담한 인생의 밑바닥에서 흔들리는 이들을 단단히 붙잡아주시는 '나약함의 어머니'를 일깨워준다. 세상은 끊임없이 타인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항소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스스로를 단죄해버리는 '자기 내면의 법정'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스스로 구제 불능이라 단정 지은 사람조차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 십자가 아래에서 가장 긴 성토요일의 밤을 침묵 속에 견뎌내신 성모님은, 희망을 압도하는 수치심이 아이들을 무섭게 짓누를 때 당신의 짙은 자비로 그들을 끌어당기신다. 마리아는 정죄하는 '판결문'을 가져오시는 분이 아니라 '생명'을 가져오시는 분이다. 죽음조차 가둘 수 없었던 그 생명은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믿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포하시며, 어머니의 품 안에서 모든 상처가 잠잠해지고 다시 삶이 시작되도록 이끄신다.
살레시오 가족의 과제, "비틀거리는 아이들을 끌어올릴 밧줄이 되겠습니다"
"제가 밧줄을 꽉 잡고, 버티지 못하는 이들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뒤에서 당겨 주십시오. 어머니, 이 삶에는 사용 설명서가 없고 모든 일에 항상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안아 주십시오."
극한의 위기 속에서 소년이 바치는 이 절절한 기도는, 벼랑 끝에 선 청소년들을 마주하는 우리 살레시오 가족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뜨거운 사명이다. 아이들이 숨 막히는 고통 속에서도 어른들을 신뢰하지 못해 차갑게 숨어버리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 교육자들이 '판단하고 단죄하는 자'가 아니라 '판결문 대신 생명을 안겨주는 자'로 거듭나야 함을 뼈저리게 일깨워준다.
여덟째 날의 기도를 바치며, 우리 살레시오 가족이 깊은 절망의 구덩이에 내던져진 청소년들에게 기꺼이 먼저 다가가 그들의 나약함을 따뜻하게 품어 안기를 간구한다. 그리하여 타인의 시선과 폭력 속에서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우리 아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굳건하고 따뜻한 구원의 밧줄이 되어주는 진정한 '나약한 이들의 피난처'로 거듭나기를 굳게 다짐해 본다.
22일(VIII), 나약한 이의 기도: https://youtu.be/aUcB-F2Sz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