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을 준비하며 전 세계 살레시오 가족이 한마음으로 걸어온 은총의 9일 기도가 어느덧 그 마지막 아홉째 날(5월 23일)에 이르렀다. 9일기도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제9일의 주제는 ‘고통의 어머니, 마리아’이다.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이 시련은 제게 너무 버겁습니다"
아홉째 날 영상은 질병이라는 무거운 십자가 아래에서 절망하고 눈물짓는 한 가족의 애끓는 기도를 비춘다.
불치병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며 "기적을 베풀어주세요, 제게서 이 사람을 빼앗아 가지 마세요"라고 울부짖는 남편, "엄마가 낫지도 않는데 왜 계속 기도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혼란스러워하는 어린 아들, 그리고 "이 시련이 너무 버겁습니다"라고 토로하는 딸의 모습은 질병과 고통 앞에 놓인 우리네 나약한 현실을 뼈아프게 대변한다. 이들은 고통의 덩어리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어머니, 우리와 함께 이 십자가를 져주십시오"라며 성모님께 간절히 매달린다.
모두가 도망친 십자가 발치, 끝까지 '머무르신' 고통의 어머니
이들의 절박한 부르짖음 곁으로, 총장 신부님은 모두가 도망쳐버린 십자가 발치에 끝까지 남아 계셨던 성모님을 설명해 준다. 성모님의 현존은 당장 눈앞의 고통스러운 사건을 없애주는 마술이 아니다. 시메온의 예언대로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마리아는 십자가의 신비를 깎아내리거나 타협하려 들지 않으셨다.
사건을 바꿀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하느님을 신뢰하며 끝까지 '머무를 줄 아는' 그 굳건한 능력이 바로 마리아를 모든 인간 고통의 어머니로 만든다. 우리의 질병, 사별, 숨겨진 우울증 속에서 성모님은 우리와 함께 울어주시고 우리의 짐을 지탱해 주시는 분이다. "머물러라, 너는 혼자가 아니다. 이 십자가 아래 나도 너와 함께 있단다"라고 속삭여 주시는 성모님의 품 안에서, 우리는 고독과 절망을 넘어 삶을 다시 시작할 힘을 얻게 된다.
9일 기도를 마치며: 온 살레시오 가족에게 전하는 감사와 축하
이제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 9일 기도의 묵상을 갈무리하며, 9일간의 은혜로운 여정을 함께하며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을 준비한 '모든 살레시오 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이 땅의 수많은 청소년들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하며 각자의 일터와 삶의 자리에서 헌신하고 계신 살레시오회원들, FMA와 까리따스 수녀님들, VDB와 협력자, ADMA, 동문 등 모든 살레시오 가족 단체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곁을 따뜻하게 지켜주고 있는 모든 평신도 동역자 여러분 모두에게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을 축하드린다.
때로는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무력감 속에서도,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아이들의 방황 앞에서도 살레시오 가족이 기꺼이 짊어진 그 인내와 수고야말로 십자가 아래 서 계셨던 성모님을 쏙 빼닮은 가장 숭고한 ‘머무름’이다. 세상의 잣대로 아이들을 재단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주는 살레시오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이 시대 청소년들 곁에 선 '작은 성모님'들이다. 우리의 그 다정하고 굳건한 현존 덕분에, 절망의 구덩이에 빠졌던 수많은 젊은이들이 고독과 나약함을 딛고 일어나 새 생명의 기쁨 속에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다가오는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올해는 25일로 이동 거행)'이 우리 모두의 수고를 위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참으로 벅찬 기쁨과 감사의 축제가 되기를 소망한다. 9일간의 기도를 통해 성모님의 사랑에 더욱 가까이 다가선 우리는 우리가 각자가 수행하는 성소 여정의 끝자락에 돈 보스코의 모범을 따라 환희의 눈물로 이렇게 고백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마리아께서 이 모든 것을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