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다섯째 날 9일 기도의 주제는 '막막함 속의 어머니, 마리아'이다. 마침 이날은 광주 살레시오중고등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아 큰 잔치를 벌이는 영광스럽고 뜻깊은 날이기도 하다. 지난 70년 동안 수많은 청소년들이 삶의 막막함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든든한 배움터이자 영적 안식처가 되어준 발자취를 기억하며, 불확실하고 막막한 삶 속에서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성모님의 메시지를 더욱 깊이 묵상하게 된다.
"매일 같은 막막함의 외줄 타기에서 균형을 잡게 도와주세요"
다섯째 날 영상은 삶의 의욕을 잃고 소파에만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며 깊은 좌절감에 빠진 아내의 애끓는 독백으로 시작된다. 남편은 삶이 자신을 비껴간다고 느끼며 스스로 존엄성을 잃어버렸다고 여긴다. 아내는 사랑과 걱정이 담긴 조언조차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남편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자신이 겪는 끝없는 기다림의 고통과 남편의 무력감을 성모님께 고백한다.
"어머니, 대답해 주세요. 저를 도와주세요! 남편이 그 나이에도 새롭게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이 막막한 매일의 외줄 타기에서 그가 균형을 잡을 수 있게 저를 도와주십시오."
흔들리는 삶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든든한 '머무름'
총장 신부님은 해설을 통해 마리아께서도 예상치 못한 삶의 굽이마다 가슴 떨리는 불확실성과 막막함을 겪으셨음을 일깨워준다. 천사의 예고 앞에서 몹시 당황하시면서도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응답하셨던 순간, 그리고 십자가 아래에서 사랑하는 아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그 참담한 무력감 속에서도 마리아는 결코 도망치지 않으셨다.
당장 고통을 멈추거나 눈앞의 사건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곁에 확고하고 충실하게 '머무름'으로써 성모님은 모든 희망이 사라진 듯한 시련의 시간을 든든한 요새로 만드신다. 마리아는 당장의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에도 우리가 충실히 곁에 머물 수 있으며, 눈물 속에서도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신다. 이 어둠 속에서 성모님의 손에 우리를 온전히 내어 맡길 때, 막막함과 불확실성은 조금씩 신뢰에 찬 내어 맡김과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희망으로 변화된다.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70년의 발걸음과 5월의 기도
"낭떠러지 바닥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는 있지만, 스스로 늙고 지치고 부족하다고 느낄 때 다시 오르는 것은 두렵기 때문입니다. 저희 손을 잡고 이끌어 주십시오."
영상 속 아내의 이 애절한 기도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의 질곡 속에서 길을 잃은 이 시대 수많은 가족들의 부르짖음이기도 하다.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가 지난 70년 동안 흔들리고 위태로운 청소년들의 손을 굳게 잡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산실이 되어주었듯, 우리 살레시오 가족 역시 세상의 막막한 이웃들 곁에 든든히 머물러주는 '작은 성모님'이 되어야 함을 깊이 깨닫게 된다.
결과가 당장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우리 손을 꽉 잡아주시는 '막막함 속의 어머니'께 온전히 의탁하며, 서로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따뜻한 피난처가 되어주기를 다짐하는 은총의 다섯째 날이다.
19일(V), 위태로움을 느끼는 이의 기도: https://youtu.be/l8qvz7WxeQ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