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을 준비하는 9일 기도, 그 둘째 날(5월 16일)의 영상은 현대 사회의 깊은 아픔인 ‘단절과 고독’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제2일의 주제는 바로 ‘고독의 어머니, 마리아’다.
“굳게 닫힌 저 문의 열쇠를 제게 주십시오”
둘째 날 영상은 굳게 닫힌 방문을 등에 기대고 복도 바닥에 주저앉은 한 아버지의 막막한 뒷모습을 비춘다. 방 안에는 가상 현실과 비디오 게임, 소셜 미디어의 세계로 도피해 버린 아들이 있다. 아버지는 깊은 무력감 속에서 벽에 걸린 작은 도움이신 마리아 성화를 바라보며 간절한 마음의 소리를 전한다.
“어머니, 저는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방 안에 틀어박힌 제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면에 숨은 것인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지…. 아비 된 자로서 저 닫힌 삶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제게 주십시오. 아이의 고독과 저의 고독 속에서도 아이 곁에 끝까지 머물 수 있는 능력을 주십시오.”
이 시대 수많은 부모와 교육자들이 겪고 있는 단절의 아픔, 그 막막한 고독의 한가운데로 성모님을 초대하는 아버지의 절절한 기도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울린다.
침묵 속에 머무르며 다가가는 마리아의 현존
이어서 총장 신부님은 해설을 통해 마리아가 왜 ‘고독의 어머니’이신지를 설명한다. 마리아는 침묵을 피하는 분이 아니라, 삶의 신비 앞에서 당장 모든 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하느님께서 뜻을 밝혀 주실 때까지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며” 믿음으로 그 침묵 안에 머무시는 분이다.
이해할 수 없는 아드님의 침묵 앞에서도, 그리고 마침내 고통이 마지막 단어를 뱉는 듯했던 십자가 발치에서도 성모님은 도망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셨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로 내어주신 그 순간부터, 이 세상에 더 이상 ‘절대적인 고독’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굳게 닫힌 우리의 방 안, 적막한 병동, 텅 빈 집, 젊은이들의 불안과 부모들의 고단함 속에서도 마리아는 신중하고 충실하게 함께 머무르신다.
우리가 마리아의 손을 잡고 동행할 때, 우리는 참으로 ‘외로운 이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섣불리 타인의 삶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든든하게 지지해 주고, 타인의 상처를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여 마침내 희망이 다시 피어나게 하는 법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고립과 단절의 문턱에서 희망을 기다리는 모든 이를 위한 기도
“저와 함께 문에 등을 대고 바닥에 앉아 기다려 주십시오. 저를 혼자 버려두지 마십시오. 저를 길잡이가 되게 하시고, 내미는 손이 되게 해주십시오. 제 품 안에서 아이가 생명에 대한 신뢰를 다시 찾게 해주십시오.”
둘째 날의 영상은 방문 밖에서 홀로 눈물짓는 아버지가 성모님과 함께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 모습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 주변에도 굳게 닫힌 문 앞에서 고독과 싸우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가족들이 있다. 9일 기도 둘째 날을 맞이하며, 고독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따뜻한 품 안에서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리고 하느님의 사랑과 소통이 시작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유튜브: 16일(II), 혼자가 된 이의 기도: https://youtu.be/9BhBHGduhy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