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최남식 신부
4월 13일,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에서 오랜 세월 갇힌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해 온 봉사자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부활하신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분류심사원에서 묵묵히 봉사해 온 정화자 안젤라 자매를 비롯해, 10년간 꾸준히 사랑을 실천한 조영선 아나스타시아, 강연희 임마꿀라따, 노순희 안젤라, 문성필 사도요한 형제자매가 그 영광의 주인공이다. 감사장을 받는 이들의 얼굴은 마치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마주한 사람들처럼 봄꽃같이 환하게 빛나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30주년 감사장을 받은 정화자 안젤라 자매의 남다른 사연이다. 작년에는 부군인 노진규 프란치스코 형제 역시 30주년 감사장을 받은 바 있어, 부부가 나란히 교정사목의 든든한 대부모이자 신앙의 훌륭한 모범이다. 무엇보다 정화자 자매는 불과 1년 전 암 투병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음에도 이를 훌륭히 이겨내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분류심사원 아이들을 찾아와 진한 감동과 감사를 안겨주었다.
정화자 자매는 소감문을 통해 “저를 지금 이 자리에 불러주시고, 가르치시고,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며, 남편과 함께 30년 동안 교정 봉사를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는 애정 어린 고백을 전했다. 그녀는 두 차례의 경기대학교 교정상담교육과정 이수를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며 가정과 봉사 생활에 큰 도움을 받았고, 살레시오 청소년 아카데미 과정을 통해 하느님의 감실이 지니는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2005년 사회교정사목위원회에서 실시한 ‘자아성장의 여정’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후, 1년여간 18~20세 원생들을 대상으로 두 명의 수녀들과 함께 분노조절 프로그램 및 미술치료를 병행했던 경험을 나누었다. 당시 담당 교사의 교육활동 소감 일지를 보며 교육 효과에 놀라움과 큰 보람을 느꼈다는 그녀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 치열한 고민 끝에 그녀가 내린 결론은 명확하고도 따뜻했다. “첫째, 순간을 함께하는 것. 둘째, 짧은 시간이나마 사심 없이 순수하게 성실히 대하는 것.”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했다는 정화자 자매의 깨달음은, 아이들과 함께 머무는 ‘현존(Assistenza)’을 그 무엇보다 강조한 살레시오 예방교육 영성 그 자체다.
담장 안에 갇혀 지내는 아이들에게 귀한 시간을 내어주고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모든 살레시오 가족 형제자매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묵묵히 곁으로 다가가는 우리의 현존이 아이들에게 큰 희망이 되기를, 그리고 먼 훗날 돈 보스코께서 약속하신 천국에서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이들의 구원을 기쁘게 마주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