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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아카시 바시르의 시복시성을 위한 교구 조사과정 종료
파키스탄 라호르(Lahore)의 돈보스코기술학교 졸업생이자 젊은 순교자인 아카르 바시르의 순교 9주년을 맞는 지난 15일(금), 그의 영웅적인 증거의 삶을 밝히는 시복시성조사 교구과정이 완성되었다. 라호르의 세바스챤 샤우 대주교가 주례하고 파키스탄 주재 교황대사 제르마노 대주교가 공동집전한 미사를 통해교구 조사과정의 종료를 알렸다.
바시르는 스무살이 되던 2015년 3월 15일(일), 라호르 유하나바드 구역에 있는 성요한성당에서 경비를 담당하는 자원봉사 순번이 되었다.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로 성당은 가득한 상황이었는데,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성공회 성당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시르는 긴장을 고조시키며 경계에 임하고 있었는데, 마침 수상한 사람이 마당으로 달려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막아섰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라고 자신을 밝힌 테레리스트는 품속의 폭탄을 내보이며 바시르를 위협하였지만, 젊은 동문은 주저없이 그를 끌어안고 밀쳐내며 성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그러자 테레리스트는 몸에 두루고 있던 폭탄을 폭파시켰고 바시르를 비롯해 마당에 있던 다른 두 명이 목숨을 앗아갔다. 하지만 성당에 있던 수백 명의 신자들은 바시르의 영웅적인 희생 덕분에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자기 삶을 바친 희생으로 수백 명의 목숨을 구한 바시르를 교회는 즉시 순교자로 선포했고, 2021년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젊은이에 대한 시복시성조사의 장애없음(Nulla osta)을 밝혀 하느님의종으로 선포했다. 그리고 2022년 3월 15일에 교구 조사과정이 시작되었고 2년 동안의 철저한 조사를 마치고 마침내 이날, 교황청으로 그동안의 모든 서류들을 전달하여, 시성부에서 시복을 위한 이후 과정에 돌입하도록 했다. 파키스탄 교회에서 시복시성을 위한 조사과정을 첫 번째로 완료한 것이 바로 바시르의 경우이다. 그러니까 교황청에서의 이후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바시르는 파키스탄 교회의 첫 복자 및 성인으로 선포될 것이다.
바시르의 부모를 비롯해 2015년 그날 아침, 참극이 벌어지던 순간 같이 성당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었던 친구들이 함께하는 미사에서 세바스챤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젊은이들을 신앙 안에서 굳건하게 기르는 은총이 모든 부모에게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바시르의 겸손과 소박한 삶, 결단력은 우리 모두에게 용기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여건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 그지없는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시르는 우리에게, 특히 젊은이들에게 강력한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우리 안에 그리고 교회 안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금년 3월의 기도지향을 알리는 비디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순교선교사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증거는 우리가 바른 길을 옳게 잘 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줍니다.... 그분들의 용기 그분들의 증거는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됩니다."라고 말하고, 특히 "세상 곳곳에서 복음을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말씀이 이어지는 순간 바시르의 순교를 기리는 성지의 장면이 영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