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몽골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몽골지부의 한국관구로 이적에 앞서
백광현 신부 제공
몽골에 살레시오 선교사가 첫발을 디딘 것은 2001년 2월 17일인데, 앞서 2000년 대희년을 맞아 로마 본부에서 당시 총장인 벡키 신부는 대규모 선교사를 파견하면서 베트남관구가 맡아 개척하기로 한 몽골 선교지를 위해 6명을 배정했었다. 이 여섯 개척자 중 한 명이 이호열 신부이고 그는 몽골 선교 23년의 산 증인이다.
몽골에는 알려졌다시피 공식적으로 설립된 공동체가 두 개로 울란바타르와 다르한(Darkhan)에 있고, 쇼부(Shuvuu)에 아직 정식으로 설립되지는 않았으나, 세 명의 회원이 살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
울란바타르에는 4명의 살레시오회원(사제 2, 수사 2)이 살며, 3년 과정의 직업교육시설인 돈보스코산업훈련기술센터(DBITSC), 쉼터와 같은 돌봄센터인 돈보스코센터(DBC), 초등학생 방과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돈보스코데이케어센터(DBDC) 그리고 청소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년개발센터 등의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쇼부에는 세 명의 회원(모두 사제: 이호열, 자로슬라브, 강훈)이 신자수 100명 정도의 성가정성당, 데이케어센터, 농장 등의 활동을 펼치고, 또한 깊은 우물을 파서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다르한은 울란바타르 북쪽 225km 거리에 위치하며 3명의 회원이 농장이 딸린 도움이신마리아성당, 컴퓨터 등 다양한 강좌를 제공하는 성요한보스코센터(SJBC), 데이케어센터가 있고 오라토리오와 도서관 그리고 인쇄소 등의 활동을 펼친다.
몽골지부의 회원은 지부장인 폴 레웅(Paul Leung) 신부를 비롯한 11명으로, 출신 나라별로는 베트남 3명, 한국 2명, 홍콩,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폴란드, 체코, 과테말라에서 각 한 명씩 파견되어 왔다. 과테말라에서 온 회원은 아직 신학생으로 현재 예루살렘 살레시오신학교에서 공부 중이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모여온 형제들에게 가장 큰 도전은 상호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겠는데, 우선 현지어인 몽골말로 대화하려 노력하지만, 많은 경우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회원들은 언어 외에도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그중 첫째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회원들의 숫자다. 로마본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으로 선교사들을 파견하고 있으나, 몽골 국가정책에 따른 한계로 인해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 또 파견되어 온 많은 회원들도 극심한 추위와 어려운 언어에 적응하기 힘듦을 호소하며 본국으로 돌아간 경우가 많다.
거기에 덧붙여, 아직 단 한 명의 현지인 살레시오회원을 배출하지 못했을 만큼 성소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유일하게 지원자 한 명이 있어, 곧 필리핀 세부에 있는 예비수련소로 들어가 양성을 받을 예정이다.
살레시오 가족의 측면에서는 한국관구에서 진출한 살레시오수녀회가 울란바타르에 한 공동체(5명의 수녀)를 이루고 있고, 협력자회는 2개 지회(울란바타르, 다르한)가 결성되었고 서약한 전체 회원들이 19명 있다. 동문회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직 그 실체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살레시오청년운동(SYM)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곧 몽골지부의 한국관구 이적이 확정될 것이다. 그러면 현지 11명의 살레시오회원은 모두 한국관구 소속이 되겠고, 그곳에서 펼치고 있는 일체의 사목활동들도 일정부분 한국관구의 관리 하에 놓이게 된다. 아마 이 상황은 살레시오회 한국진출 70년 역사에서 가장 의미 깊은 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관구는 이로써 한반도의 영역을 넘어서서 법적인 선교지를 관할하는 초유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전세계 살레시오회 현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다음 버전에서는 그 넓은 영역이 틀림없이 한국관구 소속으로 표시도리 것이기에, 그 생각만으로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지만, 이에 따르는 만만치않은 여러가지 도전도 예상되고 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들은 한 회원의 말처럼, 한국관구는 여러 어려움에 처한, 아직 어려 홀로 설 수 없어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이미 머리는 다 굵은 아이를 입양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것들에 대해 민감하게 대처하고 신경을 써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관구장을 비롯한 네 명의 핵심 회원들이 지금 현지를 방문하여 상황을 살펴보고 의견을 듣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과정이라 하겠다. 한국 살레시오 가족 전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70주년을 맞는 한국관구에 큰 축복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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