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유지훈 신부
살레시오교육사목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신앙학교의 끝자락에서 “내 안에 머물러라!”라는 주제로 1박 2일 동안 청년과 교리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캠프를 마련해 쉼과 위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일상에 지친 청년들이 함께 모여 환대와 사랑을 체험하는 자리였는데, 특별히 이번 여름 신앙학교에 봉사한 교리교사들을 초대하여 뜨거웠던 여름신앙학교 동안 함께 만들어간 교회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했다.
첫날 저녁 음악피정에서는 살레시오회원(SDB), 도움이신 마리아의 딸(FMA), 그리고 봉사자들이 함께한 밴드의 하모니가 깊은 감동을 선사했고, 이어지는 청년의 밤 프로그램에서는 사연과 신청곡이 어우러진 라이브 라디오와 즉흥 콘서트를 열어 청년세대만의 번뜩이는 창의력과 유쾌함을 크게 발산했다. 단순한 오락을 넘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진솔하게 마음을 나누는 가운데 프로그램은 서로를 환대하는 분위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다음 날에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강의와 묵상이 이뤄졌다. 실망과 절망, 도망의 길이었던 엠마오에서 주님이 먼저 다가오셨듯, 오늘의 힘겨운 청년 현실 속에서도 교회가 희망을 선포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절망의 순간에도 주님께서 먼저 다가오시기 때문임을 되새겼다. 이후 참가자들은 간직하고 싶은 성경 구절로 슈링클스 키링을 제작하며 말씀을 삶에 새겼고, 파견 미사와 안수를 끝으로 캠프는 마무리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떠나기 아쉬워하며 모든 참가자는 살레시안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았다.
“저는 주보를 보고 참가했어요. 본당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무리에 끼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신앙생활은 하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었어요. 마침, 이런 기회가 있다고 해서 와봤는데, 저를 반겨주는 수사님들, 신부님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습니다. 이런 자리가 더 많은 청년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소감을 말하는 한 청년의 나눔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 고백은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청년사목이라고 할 때, 우리는 누구를 떠올리고 있으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 한정하고 있는가? 교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청년들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이번 청년·교사캠프는 단순한 쉼과 위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을 교회가 어떻게 환대하고 그들의 신앙여정을 동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자리였다. 교회가 청년에게 짐을 나눠서 질 것을 기대하기보다, 먼저 그들도 사목적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로 여겨 환대하여 받아들일 때, 함께하는 희망의 순례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