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변함없이 하느님을 사랑하겠습니다."
돈보스코청소년센터 제공
2024년 3월 6일 -- 길고도 가혹한 겨울이 끝나가는 자리, 모든 생명이 새로운 삶으로의 기지개를 펴며 꿈틀거리는 시기다. 여기에 잘 어울리는 또 한편의 새로운 생명의 싹이 피어나고 있다. 이날, 서울 신길동 돈보스코오라토리오에서, 잘 마련된 준비 기간을 거친 10명의 젊은이들이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 났다. 세례는 원장 오윤택 가브리엘 신부가 집전하는 미사 중에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성무감인 이현진 신부와 김요한 실습수사의 집중적인 교리 교육을 두 달 동안 받았으며, 구로3동 협력자들이 대부를 맡는 가운데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다. 오늘 세례를 받은 열 명은 숫자에서도 압도적이지만, “주일에 미사를 빠지지 않겠습니다.” “부모님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며 효도하겠습니다.” “사람들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고 항상 나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겠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돈보스코 성인처럼 청소년을 사랑하고 보호해 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셨던 것처럼 저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도와주겠습니다.” “지금까지 지었던 죄를 용서 받는 것처럼 저에게 잘못을 한 사람에게도 하느님께서 주신 넓고 바다같은 마음으로 용서하겠습니다.” 등의 대단한 세례서약으로 세례식장을 뜨겁게 달궜다.
돈보스코오라토리오는 일종의 사회복지(교정) 시설로, 법원에서 6호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입소하여, 살레시오회원과 평신도 동력자들의 보살핌 아래 생활하는 곳이다. 현재 정원에 꽉 찬, 40명의 소년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1년에 대략 80명이 이곳을 거쳐간다. 대부분 14세에서 18세 사이의 소년들로, 청소년 범죄에 연루되어 소년구치소 격인 분류심사원에서 일정기간을 보내고, 판사의 처분에 의해 6개월의 기간을 사회와 일정부분 격리된 상태로 지내게 되는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아이들은 학업 과목을 공부하고 다양한 문화 및 체육 활동과 여러 종류의 직업 체험의 기회를 갖는다. 그중 하나가 종교 활동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종교적 배경 없이 이곳에 오지만, 몇 달 동안 살레시오 수도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종교적 차원에 새롭게 눈을 뜨고 미사에 참석하고 묵주기도를 하는 등 종교적 실천에 다투어 참여한다. 예를 들어, 하루 일과가 끝난 저녁 9시경이면 자발적으로 모인 아이들이 묵주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갖는데, 절반에 가까운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외부의 어떤 강요나 유인책 없이 자원으로 참석하여 함께 기도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나이 또래의 세례를 받지 않은 남자 청소년 20여 명이 매일 밤 자발적으로 함께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특별하다 하겠다.
오라토리오에서는 1년에 4번의 세례식이 있는데, 다 합치면 대략 연 25~30명의 아이들이 세례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에는 돈보스코오라토리오와 살레시오청소년센터 등 남자 아이들을 위한 두 곳, 그리고 살레시오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여자 청소년을 위한 마자렐로센터 등 세 개의 6호 시설이 있다. 세 곳 모두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사회에서 배제된 채 주변부에 머물며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청소년들이 남녀 살레시오회에서 운영하는 시설에서 수도자들의 각별한 사랑과 많은 평신도 협조자들의 도움으로, 장차 삶에서 비빌 언덕을 마련한다. 이곳의 종사자들은 너나할것없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아이들이 소외 상황을 극복하고 곧은 시선과 착하고 바른 시민의 전망을 갖고 가정과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재통합 과정을 제공하려 애쓴다.
"고위험에 처한 젊은이들을 위해 공동체와 함께 일하는 것이 우리가 창립자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아름다운 성화의 한 종류임을 확신한다. 우리는 개선주의 없이 온전한 겸손으로 이러한 사회 사업과 봉사 안에서 복음적 정신과 전문성을 가지고 계속 일하도록 부름 받았음을 인식하며, 이것이 살레시오회가 하느님 나라 건설에 기여하는 길입니다."(AGC 4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