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신부님의 해설 전문)
성모 마리아, 신뢰와 기도.
성모 마리아는 확고한 신뢰를 가진 여성, 우리를 위해 간구하시는 강력한 중재자로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신뢰와 기도, 이 두 가지 측면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하느님과 맺는 마리아의 관계에 대한 두 가지 근본적인 차원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신뢰는 그녀의 존재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여파를 잘 알면서도 말한 그 '예'는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전적으로 맡기는 행위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서 결코 자신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 신뢰로 자신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수동적인 것이 아닌 적극적이고 신뢰에 찬 의지의 태도로 마리아를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불안과 두려움을 잊으라는 것이 아니라, 마리아의 경우처럼 우리 삶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하느님 사랑의 빛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라는 초대입니다. 기도로 이어지는 이 신뢰는 마리아 영혼의 숨결과도 같다고 할 수 있으며, 하느님과 깊은 친교의 특권적인 통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뢰는 친교로 이어집니다. 마리아의 포기하는 삶은 성부와 끊임없는 사랑의 대화, 자기 자신의 희생 심지어는 걱정 및 결정까지도 끊임없이 바치는 것입니다.
엘리사벳을 방문한 것은 기도가 봉사로 이어지는 예입니다. 우리는 마리아가 예수님을 십자가까지 동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승천 후에는 다락방에서 사도들과 함께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손에 자신을 맡기면서, 즉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과 함께 살면서 온전하고 완결된 신뢰의 결과로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의 가치를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신뢰, 기도, 그리고 성모님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을 깊이 신뢰하면 꾸준한 기도가 이어집니다. 우리가 기도를 일상의 습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성모님께 그 모범이 되어 주길 청합시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에 우리를 맡겨드리고자 합니다.
성모님을 본받고, 그분의 신뢰와 끊임없는 기도를 본받아, 오직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맡길 때만 얻을 수 있는 평화를 우리도 맛볼 수 있도록, 자녀된 마음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며 도움을 주시라고 성모님께 간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