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신부님의 해설 전문)
성모 마리아, 사랑과 자비.
우리는 마리아의 이 두 차원, 곧 사랑과 자비의 차원을 느끼고 있습니까? 마리아는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을 지닌 여인이며, 세심한 배려와 자비로 충만한 분입니다. 우리는 삶의 고비와 시련을 지날 때, 그분을 하나의 항구, 안식처로 느낍니다.
마리아를 바라보는 것은 마치 온유와 연민의 바다에 잠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위로와 희망이라는 끝없는 분위기에 감싸이는 것을 경험합니다. 마리아의 사랑은 모성적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온 인류를 품으며, 하느님의 계획에 온전히 ‘예’라고 한 응답에서 비롯된 사랑입니다.
마리아는 태중에 아들을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마리아의 사랑은 경계도, 차별도 모르고, 인간의 연약함과 비참함을 무한한 부드러움으로 감싸 안습니다. 우리는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돌보아주는 모습, 가나 결혼식에서 중재하는 모습, 십자가 아래에서 조용히 서 있는 놀라운 모습에서 그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사랑, 이 모성애는 하느님의 사랑 그 자체를 반영한 것으로, 가까이 다가와 위로하고 용서하며, 결코 지치지 않는 끝이 없는 사랑입니다. 마리아는 우리에게 사랑이란 자신을 완전히 바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형제들의 기쁨과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기꺼이 나누는 것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사랑, 자비입니다.
자비는 마리아 사랑의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인류와 세상의 고통 앞에서 느끼는 깊은 동정심, 심지어 오장육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동정심입니다. 우리는 마리아를 바라보고, 묵상하며, 그 모성애의 시선으로 만나고, 그 시선이 우리의 약점, 죄, 취약함에 부드럽게 닿는 것을 느낍니다. 공격성 없이, 오히려 무한한 부드러움으로 말입니다. 그것은 고통의 외침에 민감한 순결한 마음입니다.
마리아는 판단하지 않고, 정죄하지 않으며, 받아들이고, 위로하며, 용서하는 어머니입니다. 우리는 마리아의 자비를 영혼의 상처에 바르는 연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숯불로 느낍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이 자비로 충만하시고, 회개하고, 평온하고, 열린 마음으로 그분께 돌아오는 사람들을 용서하는 데 지치지 않으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자비는 온 인류를 감싸는 포옹으로 인해 하나됩니다. 마리아께 우리도 마리아처럼 마음을 활짝 열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특히 우리가 가장 도움이 필요하고 시련과 어려움에 짓눌려 있을 때 이 사랑이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게 해달라고 간청합시다. 마리아는 우리에게 가장 다정하고 강력한 어머니로, 우리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중재해 주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