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신부님의 해설 전문)
성모 마리아, 모성과 연민.
마리아의 모성은 하느님 아들의 육화를 가능하게 했던 그 '예'로 그치지 않습니다. 물론 그 순간이 모든 것의 기초이지만, 마리아의 모성은 지속적인 그분의 태도이며, 우리를 위한 존재 방식이며, 전체 인류와 관계하는 방식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요한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상징적으로 그녀의 모성을 모든 시대의 믿는이들에게로 확장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이렇게 교회와 우리 각자의 영적 어머니가 되십니다. 이제 자녀들의 필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그들의 행복을 바라는 깊은 열망을 지닌 이 모성애가 어떻게 부드럽고 배려 깊은 돌봄으로 표현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리아는 우리를 받아들이고, 충성의 표현으로 우리를 양육하며, 우리를 그녀의 망토로 감싸 보호하십니다. 마리아의 모성애는 우리로 하여금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엄청난 선물이며, 우리는 모든 순간마다 우리를 동반하는 사랑의 현존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연민은 그녀의 모성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열매입니다. 연민이란 단순히 표면적인 동정심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깊이 참여하는 것, '함께 고통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들의 수난 때 이 연민이 감동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봅니다. 마찬가지로 마리아는 우리의 고통에 무감각하지 않으며, 우리를 위해 중재하시고, 위로하시며, 어머니의 도움을 베푸십니다.
마리아의 마음은 우리가 수고를 내려놓고 위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됩니다. 마리아의 모성과 연민은, 말하자면, 우리를 위한 동일한 인간적 경험의 양면, 하느님과 인류에 대한 마리아의 무한한 사랑의 두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연민은 모성애의 구체적인 표현이며, 모성애의 결과입니다. 마리아를 어머니로 묵상하는 것은 우리에게 그녀 안에서 진정으로 완결된 삶을 발견하는 희망을 열어줍니다. 즉 우리를 사랑하시는 천상의 어머니 말입니다.
마리아께 청합시다. 그녀를 진정한 인간성의 모범으로, 타인과 함께 느끼고, 사랑하며, 고통을 나누는 모성애의 모범으로 볼 수 있게 해주시길 빕시다. 우리를 위해 고통을 겪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당신 아들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