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omnes”. 5월 7일 수요일 시스티나 성당을 잠그는는 것을 알리는 역사적인 라틴어 문구가 선포되는 가운데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시작될 것이다. 이 날짜는 4월 28일 오전 바티칸에서 열린 제5차 총회에 참석한 약 180명의 추기경들(선거권자 100여 명)에 의해 결정되었다.
“Extra omnes”, 즉 “모두 밖으로”라는 뜻으로 다음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소집된 추기경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사람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80세 미만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시스티나 성당이라는 예술과 역사의 보물창고 안에서 세상과 격리되어,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Habemus Papam”이라는 또 다른 유명한 라틴어 공식 문구가 수석부제 추기경에 의해 성베드로대성전 축복의 발코니에서 새 교황의 선출을 세상에 알릴 때까지, 머물게 된다.
당연히 그 종료의 때를 예측할 수 없으며, 추기경들 사이에서도 이번 희년을 고려해 짧은 콘클라베를 희망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시 열 차례의 추기경 임명으로 세상 곳곳의 새 추기경들을 추기경단에 합류시켰기 때문에 더 긴 시간을 할애해 콘클라베 참가자들이 서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시스티나 성당은 오늘 4월 28일부터 준비 작업으로 인해 일반인에게 폐쇄었고 바티칸 정원 등도 일반인들의 출입이 일시 중단되었다.
Universi Dominici Gregis(주님의 양떼 전체)의 규정
콘클라베의 시작 시기는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령 Universi Dominici Gregis에 규정되어 있으며, 베네딕토 16세의 2007년 6월 11일과 2013년 2월 22일의 자의교서에 의해 개정되었다. 이에 따르면, 콘클라베(라틴어 cum clave, 즉 열쇠로 잠근)는 교황이 선종한 날로부터 15일에서 20일 사이에, 교황을 기리는 9일간의 추모미사 Novendiali가 끝난 후에 시작된다. 더 구체적으로, 사도좌가 합법적으로 공석이 된 순간부터, 참석 중인 추기경들은 부재 중인 추기경들의 도착을 15일 동안 기다려야 하며, 중대한 사유가 있을 경우 최대 2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자의교서 Normas nonnullas에 따라, 추기경단은 모든 선거인이 참석할 경우 콘클라베의 시작을 앞당길 수도 있다.
현재 로마에는 세계 각지의 먼 지역에서 온 추기경들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추기경들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영원한 도시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궁을 포기하고 거주하기로 결정한 산타 마르타 숙소에 머물게 된다.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와 시스티나 성당으로의 행렬
5월 7일 수요일 아침, 모든 추기경들은 추기경단 단장이 주례하는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를 공동 집전한다. 그리고 단장은 오후에 동료 추기경들에게 시스티나 성당으로 이동하도록 다음과 같은 말로 초대한다. “온 교회가 우리 중에서 그리스도의 모든 양떼를 이끌어갈 적합한 목자가 선택되도록 우리와 함께 기도하며 성령의 은총을 간구합니다.”
거기에서, 추기경들은 미켈란젤로 성당으로 고유 예복을 입고 인상적인 행렬을 진행하며, 성당 안에서 성령 강림 찬미가인 "Veni, creator Spiritus"를 노래하고 선서를 할 것이다. 시스티나 성당에는 투표 사무를 위한 책상들이 놓여질 것이고 투표용지를 태우는 난로가 준비될 것이다.
교황을 선출되기 위해서는 투표자 2/3 이상의 득표가 필요하다. 투표는 매일 아침에 2번, 오후에 2번 등 하루에 4번 진행되고 매번 2/3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를 태워 검은 연기를 밖으로 내보내 교황선출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린다. 33번째 또는 34번째 투표 후에는 반드시 마지막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두 추기경 사이의 결선 투표로 넘어간다. 이 경우에도 여전히 2/3의 다수결이 필요하다. 이때 해당하는 두 추기경은 선거권이 없다. 한 후보가 2/3 이상을 얻으면 교황 선출은 교회법상 유효하게 완료된다.
새 교황의 선출
그 시점에서 추기경 서품 서열의 마지막 부제추기경은 전례원장과 추기경단 서기를 연락하여 부른다. 그리고 신임 교황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Acceptasne electionem de te canonice factam in Summum Pontificem?(교회법적으로 수행된 당신의 교황 선출을 수락하십니까?) 긍정의 답변이 돌아오면 다음과 같은, 이어지는 질문을 받는다 Quo nomine vis vocari?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으십니까?) 이 질문에 새 교황은 지가 교황직의 이름을 밝힌다. 수락 후 투표용지는 소각되며, 성 베드로 광장에서 전통적인 흰 연기가 보이도록 한다. 새 교황은 '눈물의 방'으로 알려진 시스티나 성당의 제의실로 가서 세 가지 사이즈로 비리 준비된 교황 복장을 처음으로 착용하고, 새 교황을 위한 기도 후 추기경들의 경의가 이어지며, 콘클라베의 종료를 알리는 Te Deum이 울려 퍼진다.
이어 성베드로대성전 축복의 발코니에서 교황 선출 발표인 Habemus papam이 선포되고, 십자가를 앞세운 교황이 등장해 신자들에게 Urbi et Orbi(로마 시와 온 세상에)라는 장엄강복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