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주에서 살레시오 수녀회 주관으로 열려
4월 26일, 광주광역시청소년수련원에서 살레시오 가족 영성의 날이 개최되었다. 온세상이 시대의 예언자이자 최고의 영적지도자를 잃은 큰 상실감으로 슬픔에 잠겨, 바티칸에서 진행(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장례를 마음으로 함께하는 오늘, 한국의 살레시오 가족은 그 최고 장상(회헌 125)을 하느님께 보내드리는 아쉬움을 머금은 채로, 이미 예정되었고 오랜 시간 준비한 가족의 큰 행사이기에 화려하지 않게 절제된 방식으로 가족 영성의 날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매년 서울과 광주 두 곳으로 나눠 진행되어오던 관례적인 방식을 벋어나, 서울과 광주에서 번갈아가며 실시하는 연례행사로 성격을 전환한 후 처음으로 광주에서 열리는 것이다. 전국의 살레시오 가족들 25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살레시오 수녀회가 주관하고 있다.
아침 10시반에 시작 전례로 막을 연 행사는 각 살레시오 가족단체들에 대한 소개에 이어 백광현 관구장 신부가 2025년도 생활지표를 소개하는 '희망의 발걸음, 살레시오 선교 150주년의 꿈과 열정'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백 신부는 절망과 희망 사이에 있는 현 세계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절망적인 시기야말로 희망을 심기에 가장 이상적인 때라며, 그 한 예로 프랑스 교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성인 세례자 수를 들었다. 또한 150년 전 첫 선교사를 파견하는 돈 보스코에게 살레시오회원이 겨우 171명 뿐이었는데 이중 열 명을 선교지로 파견하는 '무모한' 용기를 보인 것도 성령을 믿고 희망이 없는 곳에서 희망을 품으며,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딘 역사적 사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선종 15주년을 맞는 이태석 신부야말로 살레시오회의 '희망을 심는' 선교 사명을 현대적으로 잘 살아낸 구체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에 끝난 제29차 총회에서 살레시오회 12대 총장으로 선출된 파비오 앗타르드(Fr. Fabio Attard, SDB) 신부는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한국 살레시오 가족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살레시오 사명을 위해 기도해 줄 것과 그 사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협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행사 참가자들은 오락적인 요소를 배제하였으나, 살레시오 가족의 본질인 기쁨의 영성을 숨길 수 없는 아카데미아로 각 단체별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 오늘 바티칸에서 장례미사를 거행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추모하여 그분을 기리는 30분짜리 영상을 시청했다. 양냄새 물씬 풍기는 착한 목자, 예수님의 참 지상 대리자를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크신 선물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쉬움을 달래고 그분의 영원한 천상 영광을 비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 세월 군사독재와 이에 맞서는 민중의 충돌로 극심한 혼란을 겪는 가운데, 특히 얼마 전 진도 7.8의 강진으로 나라 전체가 숙대밭이 된 미얀마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며 도움의 손길을 절절하게 호소하는 그곳 관구장 보스코 니니 신부의 비디오 메시지도 소개되었다. 그는 한국 살레시오 가족들의 지속적인 도움에 크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하면서, 고통받는 미얀마 국민들이 이 어려운 상황을 혼자 감내하지 않고 세상이 동반해주고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얻는다고 증언했다. 이날 행사의 정점인 파견미사의 봉헌은 미얀마의 고통에 통참하는 의미로 드려지며 그곳으로 보내질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심는 살레시안들의 소명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2025년도 살레시오 가족 영성의 날은 마무리하면서, 서울에서 예수의까리따스 수녀회 주관으로 열리게 될 내년의 만남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