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회 제29차 총회에서 파비오 앗타르드 신부(66, Fr. Fabio Attard, SDB)가 새로운 총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돈 보스코의 11번째 후계자로, 전 세계 136개국 젊은이들, 특히 가난하고 위험에 노출된 젊은이들을 위한 살레시오 수도회의 카리스마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성령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토리노 발독코 모원에 모인 220명의 총회 대의원은 식별 과정을 거쳐 앗타르드 신부를 살레시오회 제12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그는 현대 살레시오 정체성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인물로, 앞으로 6년 회기(2025-2031) 동안 5대륙 92개 관구에 속한 1만 3750명의 살레시오회원들과 수천만의 살레시오 가족들을 이끌 것이다.
신앙과 양성 과정
1959년 지중해 몰타 출생인 앗타르드 신부는 몰타에 속한 작은 섬 빅토리아에서 성장하며 그곳의 공립학교를 다녔다. 고조 대신학교(1975-1978) 시절부터 그의 성소 여정은 시작된다. 몰타 딩글리 사비오 칼리지에서 살레시오회 지원자 과정을 거치며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하게 될 수련을 준비했다. 1980년 9월 8일 아일랜드 메이눝에서 살레시오회 첫서원을 했다.
이어 그는 로마 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UPS)에서 신학 학위를, 알퐁소대학에서 윤리신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7년 7월 4일 사제 서품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가 사목과 학문적 탐구를 병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교사이자 교육자
앗타르드 신부의 선교 정신은 살레시오회 생활을 시작하며 발현되었다.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비그리스도인이 절대수를 이루는 튀니지에 살레시오회 진출에 관여하며 현지의 복음화와 교육 서비스 제공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 몰타로 돌아온 그는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성패트릭살레시오학교와 오라토리오 원장을 맡았다.
1999년 밀타운철학신학연구소에서 존 헨리 뉴먼의 성공회 설교에 기반한 양심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로마로 와서 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 교수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알퐁소 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공동 지도하며 신학자 양성에 기여했다.
청소년 사목을 위한 비전
2008년 제26차 총회에 아일랜드 관구의 대표(당시 몰타는 아일랜드 관구 소속의 지부였다)로 참석한 그는 여기서 청소년사목 담당 총회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세계적인 리더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2014년 같은 직책에 재선출되어 2020년까지 12년 동안 살레시오회 청소년 사목 분야을 이끌었다.
그는 임기 중 살레시오 사목 활동 지침서인 '살레시오 청소년 사목 기틀(2013)'을 발표했다. 당시로서는 살레시오회 전통적인 방식을 초월하는 구성으로 충격을 준 책으로서 살레시오 청소년 사목의 전반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역작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청소년 사목과 가족 국제 대회(마드리드, 2017)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 사업을 추진했으며, 소외, 빈곤, 이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등 시대적 상황에 맡는 청소년 사목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선교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돈 보스코 테크 아프리카와 돈 보스코 테크 아세안 등 기술 및 직업 교육 훈련(TVET)을 확대했다.
신학과 사목의 가교
앗타르드 신부는 관리 업무와 더불어 신학과 사목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2005년 몰타에 사목양성연구소를 설립해 평신도 사목자 양성에 기여했으며, 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살레시오 교육자 양성에 힘썼다.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평신도가정생명부 자문으로 임명되어 보편 교회에 자신의 재능을 떨치며 큰 기여를 했다. 청년 시노드(2018) 참여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교회에 전달하는 데 힘쓰면서 교회의 삶에 그들이 통합되도록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살레시오 수도회의 미래를 위한 지도자
총평의원 임기를 마치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유럽 살레시오안 및 평신도 양성조정을 담당했다. 이를 통해 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에, 청소년사목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살레시오회원 및 평신도 동역자 양성 석사 과정을 신설하였다.
돈 보스코의 꿈을 이어가는 자한파
새로운 총장 파비오 앗타르드 신부는 전 세계 136개국 92개 관구에 걸쳐 1만 3750명의 살레시오회원들로 구성된 큰 수도회를 이끌게 된다. 깊은 영성, 카리스마가 담긴 비전, 학문적 성취, 그리고 수십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21세기 살레시오 수도회와 살레시오 가족을 이끌 준비를 갖추고 있다.
앗타르드 신부의 선출로 살레시오회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의 지도 아래 살레시오 수도회는 교육, 복음 선포, 사회 변혁을 위한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특히 그는 살레시오회 역사상 처음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총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만큼 살레시오회가 이탈리아 및 라틴 계열을 초월하여 글로벌한 수도회의 성격을 지닌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청소년사목 현장의 다양성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현 한국 관구장 백광현 신부를 비롯한 여러 한국 회원들과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등 우리 관구와 매우 친밀한 성향을 지닌 것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더우기 지난 한국 주재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애레브(Most Rev. Alfred Xuereb) 대주교와 동문수학의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는 모든 살레시오회원, 살레시오 가족 단체, 평신도, 젊은이들에게 돈 보스코의 사명, 특히 가장 가난한 젊은이들을 위한 하느님 사랑에 참여하고 그 증인이 될 것을 촉구하고 그길을 앞장 설 것이다. 앗타르드 신부의 지휘 아래 살레시오 수도회와 살레시오 가족은 '그리스도를 향한 열정 청소년에 대한 헌신'이라는 돈 보스코의 꿈을 계속 이어가며 전 세계 수많은 젊은이들의 삶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