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탄생예고대축일인 어제 3월 25일, 제29차 총회에서 살레시오 가족 전체를 이끌, 돈 보스코의 11번째 후계자인 새 총장에 파비오 앗타르드 신부가 선출된 것을 이미 소식으로 전했다. 오늘은 그의 첫 조력자인 부총장에 스테파노 마르톨리오 신부가 재선되었다.
총장이 선출된 같은 날,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관구관에서도 의미 깊은 재탄생이 있었다. 관구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 대부분은 기억할 것으로 여겨지는데,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흰색의 도움이신 마리아상이 자신을 환영하여 맞아들이고 있음을 본다.
워낙 왕래가 많은 1번 국도 시흥대로변에 있고, 인근 주민들이 관구관 주차장 입구를 통과해 질러가길 즐기는 곳에 있기에 매일 남녀노소 수만의 사람들이 성모님의 눈길 속에 일상을 시작하고 마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무관심하게 그냥 지나치는가 하면, 어떤 이는 그 앞에 잠시 머물며 성호를 긋는다든지 짧은 기도를 드리곤 한다. 때에 따라서는 대로를 지나다 우정 대문 안으로 들어와 성모님께 목례와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도 자주 목격된다. 더욱이 관구관에 거주하고 있는 공동체 식구들은 춘절기 이후에는 매일 저녁 식사 후 운동장에서 공동으로 묵주기도를 드리는데, 로사리오 기도의 마무리를 성모상 앞에서 하는 전통을 유지한다. 그러니까 관구관의 가장 핫 플레이스가 바로 도움이신 성모상이 모셔져 있는 성모정원이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아쉽게 느꼈던 것은 성모정원을 좀 더 정돈하는 것이 필요하고, 옛날 스타일의 조경이나 나무 배치도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마침내 그 일이 실현됐다.
성모정원을 개선하고자 하는 백광현 관구장 신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방법을 모색하던 관구경리 박영주 신부는 이 일을 기꺼이 돕겠다는 몇몇 은인들의 정성을 모았고, 학창시절 광주 사비오기숙사에서 생활했던 조경설계 전문가를 초대하여 조언을 들었으며, 그가 소개해 준 조경업체 '푸른세상'이라는 곳의 작업을 통해 단 하루 만에 성모상과 그 주변, 즉 성모정원을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성모상 앞을 가리고 있던 여러 많은 식재와 화초들을 들어내어 넓고 시원한 공간을 배치하고 그곳에 잔디를 심었다. 또한 그동안 소홀한 관리 속에 높게 위로 자라서 정말 볼품없었던 반송 두 그루도 빼내고, 대신 에메랄드그린을 배치해 마치 사도들이 감싸고 있는 듯한 안정감과 조화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성모님과 아기예수님을 보호하는 형상을 제대로 갖춘 명품 배롱나무의 꿈틀거리는 근육질은 성모님과 교회는 물론이고 위험에 처한 모든 젊은이를 굳게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새롭게 해석되어, 이것이 잘 드러나도록 여러 주변적인 것들을 다 정리했다.
관구관의 성모정원을 찾는 이는 누구든 성모님과 자신이 훨씬 가까워짐을 단번에 확 느낄 수 있고, 도심 속이지만 시원스럽고 평온한 여백 안에서 거리감이나 주저함 없이 성모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물론, 관구관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애용하는 포토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