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치스코 축일인 24일, 오늘 오후 2시, 살레시오회 관구관 7층 성당에서는 다시 한 번 살레시오 가족의 큰 기쁨이 펼쳐졌다. '드디어' 김현기 형제가 사제서품을 받은 날이다. 남들은 2년 하는 실습기를 감현기 도미니코 신부는 5년씩이나 하는 등 남들보다 훨씬 긴 초기양성기를 거쳤기에, 이후 그가 주인공이 되는 매 양성 단계마다 항상 '드디어'라는 수식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대교구 이경상 바오로 보좌주교의 주례로 진행된 서품 미사에는 새 사제의 출신 본당인 서울 회화동 성당 신자들을 비롯해 5백여 명에 이르는 많은 수의 살레시오 가족 구성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그가 긴 양성기간 동안 길게 몸 담았던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청소년센터의 젊은이들이 대거 참석하여 새 신부의 탄생을 축하했다.
사제서품을 마치고 가족을 대표하여 인사하면서 아버지 김재후 프란치스코 형제는 "전전 관구장이셨던 양승국 신부님이 대전 공동체의 원장으로 계실 때 자주 그곳으로 가 찾아뵈었었는데, 어느날 수도원 농장에서 수확한 고구마 한 자루를 가지고 저희 집으로 오셔서 '이제 도미니코를 수도원으로 데려가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당시 그 고구마 한 자루에도 밑진다는 생각없이 기꺼이 넘겨드린 자식이었는데,... 수도원에서 이렇게 많이 참아가며 훌륭하게 길러주셔서 마침내 신부님으로 만들어 주셨으니 저는 정말 많이 남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라는 말로 참가자들을 웃게 했다.
관구장 백광현 신부는 축하의 인사말을 하면서 "김현기 신부는 간절한 열망으로 오늘을 준비했고 사제서품에 이르렀습니다. 남들보다 많은 어려움을 만나면서도 좌절이나 포기하지 않고, 사제품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열망이 성소의 길을 매진하는 데 힘을 보태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사제가 되었으니 그 열망의 시간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을 위해 일생을 온전히 바치겠다는 더 깊은 열망으로 승화되어 모범적인 살레시안의 삶을 살아가는 힘이되길 기대합니다."라는 말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긴 과정을 힘들게 쌓아온 것에 대해 치하하며,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행복한 살레시안이 되라는 축원을 했다.
새로이 서품된 김현기 신부는 "제가, 200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살레시오를 처음 알게 되었고, 2009년 살레시오공동체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장장 16년의 초기 양성기간를 거치고 마침내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순간들이 하느님의 은총이었습니다. 만약 제게 그런 어려움의 시간들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도 철부지로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사제로서 돈 보스코를 따르는 형제들과 함께하고 그리고 여기 계시는 모든분들과 함께, 특히 제가 앞으로 만날 모든 청소년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같이 들어가겠다는 열망을 새롭게 불태우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며 자신의 성소 여정을 지금처럼 동반해줄 것과 더 많이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현기 신부의 사제직 수품을 축하하며, 오늘날 어려움에 처한 많은 청소년들에게 굳은 의지와 희망 그리고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사제로서 좋은 본보기의 삶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