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새 부대를 선택한다는 것은 익숙함을 극복하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것을 벋어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낡은 습관에 머물고 익숙한 공간에 천착하는 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생명을 풍요롭게 누릴 수 없습니다." SDB, 살레시오수녀회, 협력자, 젊은이들, 후원자 등 60여 명의 참여한 가운데 대전 정림동에서 거행된 미사에서 관구장 백광현 신부가 강론으로 강조한 말이다.
오늘, 1월 20일 오전 10시 반에 시작된 미사는, 리모델링을 마친 정림동 수도원 공동체 건물의 그 새로운 시설에 대한 축복식을 곁들인 감사의 성제였다.
정림동 수도원 건물은 1992년에 세워진 것으로,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이 낡아졌고 그 구조나 기능 면에서 여러가지로 불편함과 어려움을 줬기에 지난 여름부터 대대적인 개선공사를 했고, 마침내 오늘 축복식을 한 것이다.
밝은 흰색 계열이 지배적으로 치장된 새 건물은 입구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는데, 특히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품으로 안아주는 듯 반기는 영원한 집주인인 착한목자 성당이 인상적이다. 로마 본부공동체의 성당벽화를 그대로 옮겨 복제한 그림이 제대를 향한 전면을 꽉채우고 있고, 제대 앞면에 귀하게 모셔져 있는 성인들(성 김대건, 성 요한 보스코, 성 잣티, 복자 리날디, 복자 바리아라)의 유해가 이 집이 담고 있는 진짜 새 포도주의 모습이 무엇인가를 말없이 설명하고 있다.
현재 두 명의 수련자와 수련장을 비롯한 6명의 살레시오회원들이 살아가는 공간인 이곳은 수련소 뿐 아니라 살레시오교육사목센터 및 돈보스코의집을 담당하는 정림동의 회원들 전체가 함께 생활하며 기도하고 일하는 명실상부한 수도원이다.
미사 말미에 공동체 원장이자 수련장인 위원석 펠릭스 신부가 "여러분들의 기도와 도움 덕분에 저희가 새롭고 쾌적하며 아름다운 수도원을 꾸미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좋은 곳을 마련해주신 하느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희 모두가 사랑이 흐르는 형제적 공동체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우리 삶을 베풀며, 또 훌륭한 살레시안으로 성장하도록 함께 노력하고 동반하는 것으로 그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인사말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새로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새 부대에 담겨진다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새 포도주가 되는 것입니다. 형식적으로나 또는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참으로 회개의 각성을 실천으로까지 연결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요 수도자의 삶으로 거듭나는 새 포도주가 되라는 요구를 받은 것입니다."라는 권고로 강론을 마친 관구장의 말처럼, 정림동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새 부대에 담긴 새 포도주로서 그 영롱한 빛이 머금고 있는 진한 그리스도의 향기를 곳곳으로 퍼트리며 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고 기쁘게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