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시돌에 어젯밤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오늘 아침 기도 전에 유명일 신부님과 제가 마당에 쌓인 눈을 치우면서 ‘원장은 누구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봤습니다. 원장의 역할은 첫눈을 치우는 사람과 같습니다. 원장은 아직 길이 없는 곳을 먼저 걸어가며, 첫 발자국을 남기며 사람들이 그 발자국을 따라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는 눈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을 치우고, 사람들이 다가올 때 미끄러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돌보는 사람입니다.
원장은 지역공동체의 고무와 통치를 위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교회로부터 이 권위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권위는 봉사직입니다. 교회는 공동체 생활과 사도직 활동에서 카리스마적 충실을 증진하기 위해 원장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원장은 우선 형제들이 살레시오 성소에 충실하도록 도와주고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는 형제들이 없도록 보살핍니다., 그렇기에 원장을 형제 중의 형제라고 합니다. 또한 교육사목공동체 안에서 형제회원뿐 아니라 우리와 사명을 공유하는 평신도 동역자들을 동반하는 원장을 살레시오 카리스마적 정체성의 수호자입니다. 원장은 관구가 정한 고무와 통치 모델을 실현하면서 공동체에서 카리스마적 친교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원장은 지역공동체에 관련된 살레시오 가족에게 특별한 책임을 집니다. 살레시오 가족(FMA, CSJ, 협력자, 졸업생 등)과 함께 살레시오 카리스마를 나누고 친교를 이루는 중심이 됩니다. 원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부성애’입니다. 부성애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책임감입니다. 원장은 부성애를 통해 형제와 살레시오 가족, 동역자와 청소년들에게 책임감을 표현합니다.
원장의 직무는 쉽지 않습니다. 원장은 실제로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될 것입니다. 로마를 방문했을 때 총장님께서 개인 면담이 끝나고 저에게 선물 하나를 주셨는데, 그건 무게가 꽤 나가는 묵직한 착한 목자 십자가였습니다. 저도 오늘 이 착한 목자 십자가를 원장님께 선물로 드리며 저와 함께 책임을 나누자고 초대합니다.
원장님이 착한 목자로서 공동체의 중심이 되어, 동역자들과 살레시오 가족과 함께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이끌며, 이를 통해 수도회의 카리스마가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고 노력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