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 선종 15주년을 맞아(2010년 1월 14일 선종) 수단어린이 장학회는 11일, 이태석 신부의 육신이 잠들어 있는 광주대교구 천주교담양묘원을 찾아 추모 미사를 드렸다. 추모 행사에는 주로 서울과 광주 지역에 거주하고 장학회 활동에 관여하는 40명 정도의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먼저 11시에 묘원 부활의집에서 박해승 신부(수단어린이 장학회 이사)가 주례하는 미사로 시작되었고 묘소 참배와 연도가 이어졌다.
늘 그러했듯이 시 읊기를 좋아한 박해승(보스코) 신부는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라는 이육사의 광야 한 구절을 들추며 눈이 하얗게 쌓인 담양묘원이 마치 광야를 연상케 한다는 말로 강론을 시작했다. “이태석 신부님이 묻혀 계시는 이곳, 땅에 묻힌다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향기가 피어오릅니다. 꽃이 피고 향기가 피어나듯 우리가 이태석 신부님의 향기를 따라 이 자리에 모여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사람들이 추모를 위해 함께 자리하는 것의 의미를 세웠고, 15주년을 맞는 올해, 여러 다양한 행사로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순간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빛을 주는 삶을 사셨으나, 그 빛은 이태석 신부님이 발하는 것이 아녔습니다. 우리는 빛에 대해 잘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 투명하고 분명하게 그 빛의 근원은 어디인가 살펴봐야 하고 신부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어떻게 세상에 반영되었는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신부님이 하셨듯이 그리스도의 빛을 담아내고 세상에 뿌려줄 수 있도록 다짐하는 것이 우리의 추모가 되겠습니다.”라며, “신부님께서 부르셨던 그 희망의 노래를 함께부르면서 올해, 이 희년과 선종 15주년의 의미를 풍요롭게 채우도록 노력합시다.”라는 권유로 강론을 마쳤다.
미사를 마친 후 묘소 앞으로 자리를 옮긴 추모객들은 하얗게 쌓인 눈에 발목까지 내주면서 이태석 신부의 영혼을 위한 연도를 드렸다. 이어 “지금,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사람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끊임없이 강조하고 초대했던 1% 나눔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신부님의 정신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해주시고 널리 알려주실 것을 모든 분들께 당부드립니다.”라는 수단어린이장학회 최선호(이보) 재단이사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다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15주년 추모행사를 마무리하며, 5월에 예정되어 있는 15주기 기념 심포지움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