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와 전례를 중히 여기는 가톨릭 전통에서 성직자나 수도자를 포함한 천주교 신자들은 성서를 많이 읽지 않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오직 말씀’만을 강조하는 개신교 사람들이 성경구절을 달달 외워가면서 대화를 풀어가는 것을 일견 부러워 하면서도 “우리는 그러지 않는다.”라는 별스런 위안을 찾기도 한다.
성서가 삶이 뿌리가 되어야 함을 부정하는 그리스도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실제의 상황에서 그것을 위한 노력이나 투자는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계면쩍은 고백이다. “하루 중 내가 접하는 성서는 미사 중에 읽는 독서와 복음이 전부입니다.”라는 어느 중견 사제의 솔직한 자백! 이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닐까라는 추정이 전혀 근거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말씀에 보다 충실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성서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의지적인 노력과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하고 복음에 맛들일 수 있도록 선포하고 동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실레시안 사명의 중요한 측면이다(CG27, 3.6 참조).
작금의 상황에서, 젊은이들 가운데 성서를 향한 갈증이 있음을 드러내는 표징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는 것에 비해, 이에 응답하는 살레시오의 사목적 접근은 덜 민감했고, 심지어는 뒤쳐져 있는 듯 보이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하여, 지난 관구총회에서 이에 대한 각성을 강조하며, 그 대응을 서두르도록 결의한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제17차 관구총회, 3.3.3).
청소년사목 파트가 주축이 된 긴 준비과정을 거쳐 이제 구체적인 그 한 여정의 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씨스텐자’라는 이름의 청년 렉시오 디비나가 다음 달 19일, 성 요셉 대축일에 시작된다. 우선 서울에서 시작하고 부산, 광주, 대전, 창원 등 살레시오회와 수녀회가 현존하는 도시로 확대하여 실시할 예정인 이 청년 복음 접근 여정이 지난 2월 4일 우리 홈페이지에 공지되며 그 시작을 알렸다.
뜻있는 많은 젊은이들의 참여와 살레시안들의 깊은 관심 및 동반을 기반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또다른 형태의 신앙여정이 잘 피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