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 5층에서는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 4일 간, 초겨울의 추위마저 잊게 하는 뜨거운 열정의 나눔이 펼쳐졌다. 20명의 초기양성자(지원기부터 사제서품 전까지)들과 그들의 양성담당자로 봉사하는 9명의 회원 등 30여 명이 모여, 성하윤 신부(청소년사목대리)의 인도에 따라, 2024년 초기양성자 겨울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들은 로마 청소년사목부에서 2024년 발간한 문헌 ‘사랑을 교육하는 청소년 사목(A Youth Ministry that Educates to Love)’을 함께 연구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성에 대한 엄격주의와 자유해방주의라는 양극단이 혼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성, 애정, 사랑을 교육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체감하고 전달하기 위하여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초기양성자의 나눔 내용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삶과 정체성 확립 과정에서 신체와 성이 지니는 본질적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81)를 상기하며, 성에 대한 교육자질을 길러야 함이 장차 살레시오 사목자들인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것임을 깊이 인식했다.
세미나는 열띤 분위기 안에서 이루어진 연구와 성찰, 나눔 외에도 매일 특별한 요소들로 풍요로움을 더했다. 첫째 날인 14일은 한국주교회의에서 정한 사회교리 주간인데,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의결일이었다. 참석자들은 시대의 징표를 읽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단죄한다는 차원에서, 여의도 국회앞 광장에서 열리는 탄핵 집회에 참여해 백성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기도로 현존하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인 15일에는 군 복무 중인 지원자 김민성 대건 안드레아 형제가 찾아왔고, 지난 2018년 이후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김형석 도미니코 사비오 신부가 동참하여 오랫만에 함께하는 기쁨을 나눴다. 오후 시간, 빠질 수 없는 축구경기에서 형제들의 젊은 함성으로 가득찬 운동장의 열기는 하루 종일 영하권에 머물고 있던 쌀쌀한 날씨를 후끈하게 데워줬다.
셋째 날인 16일에는 긴 여정을 거쳐 이번에, 마침내(!), 초기양성기를 졸업하는 김현기 도미니코 부제, 그리고 유학을 떠나는 김선우 가브리엘 형제(로마 UPS), 정회인 프란치스코 형제(필리핀 마닐라)와 송별의 정을 나누는 아쉬운 시간도 가졌다. 마지막 날, 모든 일정을 마치는 미사에서 강경모 바오로, 정민수 모세, 최준모 바오로, 윤시몬 베드로, 신형주 안드레아 등 5명의 형제가 독서직을 받으며 사제직을 향한 공적인 단계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히 학문적인 배움을 넘어 형제애와 공동체 의식을 더욱 견고히 하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짧은 일정었지만, 신앙과 사랑이라는 강렬한 두 주제를 깊이 묵상하고 나누며 마음에 새기는 가운데, 형제적 친교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