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5일, 살레시오수녀회는 소속 민원임 아나스타시아 수녀님이 80세의 일기로 선종했다고 전했다.
민 아나스타시아 수녀님은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이하기 직전인 1944년 11월 4일, 혼란의 시기에 서울 영등포에서 태어나, 196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살레시오 수녀로 서원했다.
이후 귀국한 임 수녀님은 1972년, 당시 막 시작한 신길동 마자렐로 센터에서 기숙사 사감이라는 첫소임을 맡아 9년 동안 헌신하며 성녀 마자렐로의 모범을 따라 많은 젊은 근로여성들의 가슴에 깊은 사랑의 흔적을 남겼다. 그렇듯 민 수녀님은 가난한 청소년과 소외된 지역 주민을 위해 헌신하며 철저히 그들의 편에 서는 수도생활을 이어갔다. 1995년부터 한빛복지관에서 사목할 때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을 돕는 데 온힘을 쓰며 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희망의 다리 역할을 했다.
2001년, 아직 활발하게 일할 젊은 나이에 병마를 맞이해 사목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민 수녀님은 오랜 투병에도 불구하고 젊은 시절에 배운 재봉과 퀼트 솜씨를 발휘하여 선교매장 후원 및 지역 사회와 연결을 이어갔다. 이렇게 가능한 방법을 찾아 사회적 헌신에 주저하지 않았던 수녀님은 수녀회에서도 동료 자매들에 대한 사랑을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의 방편으로 삼았으며, 공동체 안에서 신앙과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성모님을 향한 신심이 남달랐던 수녀님은 즐겨 '아베 마리아'를 부르곤 했다. 성체 앞에서 조용히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시간을 한없이 사랑했고 귀히 여겼던 아나스타시아 수녀님의 기도는 이제 천국에서 이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전구가 될 것이다.
민원임 아나스타시아 수녀님이 천국 돈보스코의 정원에서 영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한다.
1944년 11월 4일: 출생(서울 영등포동)
1969년 8월 5일: 첫서원(이탈리아 토리노)
1971년: 귀국
1972년: 서울 마자렐로센터 사감
1976년 8월 5일: 종신서원
1995년: 한빛복지관
2024년 12월 15일: 선종(서울 신길동, 요양병원)
빈소: 살레시오수녀회 관구관 성당(서울 신길동: 02-841-8957)
장례미사: 12월 17일 06:30(서울 신길동 수녀회 관구관 성당)
장지 및 하관: 전남 담양 천주교공원묘원(2024. 12. 17.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