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준비 마지막 날, 서울 신길동 돈보스코청소년센터 1층에서는 살레시오회원 및 살레시오 가족들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관구장 백광현 마르첼로 신부의 주례로 돈보스코정보문화센터(센터장: 서정관 수사)의 개소식이 있었다. 정보문화센터는 관구의 영상 분야, 디지털 및 인터넷 분야, 번역을 포함한 대내외 정보유통 분야, WYD Seoul2027과 같은 국내외 청소년 행사 및 교류 등을 실시 또는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인쇄 분야를 제외한 Social Communications 영역의 폭넓은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 관구에서 돈보스코정보문화센터는 꽤나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미 1994년에 고유한 명칭으로 공동체를 구성하고 십수년 간 Social Communications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펼쳐 왔었다. 하지만, 관구의 공동체 재구성과 다른 분야에 대한 우선적 집중 등의 영향으로 존재감을 잃어가던 공동체는 폐쇄됐고, 그 활동은 개인 회원에게 의탁된 상태로 위축되어 몇 년을 지냈다. 거의 유명무실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존재감을 잃은 상태에 놓였다가, 마침내 그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지난 2024년 1월, 관구장과 관구평의회는 정보문화센터를 재구성하기로 결의했다. 그리고 그 활동 공간으로, 학생수 급감으로 인해 폐쇄된 옛 직업학교의 일부 자리를 물려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8월 말부터 3개월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고유 활동에 적합한 시설개선 작업을 해 왔고, 활동에 필요한 대형 LED Wall(6 x 3m)을 설치하는 등 디자인이나 기능에서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큰 호감을 불러일으킬 최신의 공간으로 거듭 탄생한 것이다.
"정보문화센터가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소금의 맛을 내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디지털 문화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보다 가까이 접근하고, 그 속에서 돈 보스코의 오라토리오를 만들고 이를 아이들에게 제공하여, 희망을 갈구하는 그들에게 등불이 되어주길 당부합니다." 관구장 백광현 신부가 강론을 통해 한 말이다. 정보문화센터가 자리한 그곳은 지난 60년 동안 가난한 젊은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던, 기계기술 관련 직업교육을 펼치던 현장이다. 산업근대화 시절 그곳을 거쳐간 수많은 젊은이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착한 신자 바른 시민으로 사회 안에 굳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등불을 밝힌 곳이다. 이제 요구가 바뀐 세상 현실에 맞춰,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등불의 역할을 해달라는 관구의 간곡한 부탁이다.
"AI가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오기 시작한 이때, 인문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효용 위주의 정답을 뽑아내는 교육으로는 AI를 이길 수 없습니다. 각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동반해야 합니다." 축복식에 앞서 기념강연을 맡아 'AI시대, 교회의 청소년 교육'이라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강의한 김상호 토마스아퀴나스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AI 분야 최고의 전문가 중 하나인 그에 따르면, AI는 특히 우리에게 넘치는 잉여시간을 제공할 것이기에, 청소년들에게 잉여시간을 잘 살게 해주는 길을 제시하도록 청소년 교육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며, 이런 입장에서 돈보스코정보문화센터의 방향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과거 산업화 시절, 기계기술자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때, 살레시오 선교사들은 이 시대적 요구에 적절하게 모범적으로 잘 응답했습니다. 지금, AI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여는 이때, 살레시오회는 다시 한번 우리 젊은이들에게 등대처럼 불을 밝혀야 할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시대의 새로운 도전, 그 접점에 돈보스코정보문화센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덧붙이며 정보문화센터의 개소를 축하했다.
축복식에 참가한 살레시오 가족들은 새로운 센터의 탄생에 커다란 기쁨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시대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오라토리오, 디지털 사목의 전형으로 굳게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그런 마음을 담아 함께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