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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 가족이 펼치는 미래
유지훈 신부
대전 정림동 살레시오교육사목센터장
전설의 살레시오여름신앙학교가 ‘우리를 꿈꾸게 하는 꿈’을 주제로 5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14일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실시된 3일간의 신앙학교 프로그램은 이번 여름의 뜨거움만큼이나 정림동을 후끈하게 달구며 천여 명의 전체 참가 아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했다.
지난 2월 24일, 2024년 살레시오여름신앙학교의 전화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채 20분도 안 돼 마감될 정도로 애초부터 조짐이 뜨거웠다. 코로나로 인해 함께하는 재미에 대한 기억이 점점 사라져가는 이때 하느님을 중심으로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하는 신앙학교야말로 교회와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며 살레시오회에서 매년 실시해 줄 것을 여러 교사와 사목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당부했다.
큰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막상 운영팀의 입장에서는 경험의 단절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과거의 위상을 재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하느님께서는 결코 아무 계획 없이 일을 시작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살레시오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살레시오 가족이 돈 보스코의 카리스마와 사명을 어떻게 공유하고 함께 펼칠 수 있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준 현장이 바로 이번 신앙학교다.
살레시오 가족은 운영부터 청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함께하며 신앙학교를 이끌었다. 살레시오수녀회는 사목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녀들을 파견해 힘을 보탰고, 동역자들은 시설 관리와 식사 준비 등에서 헌신하며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특히, 살레시오협력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이번 신앙학교의 야심작이자 핵심 프로그램인 ‘드림랜드’의 ‘살레분식’을 담당해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본인들뿐 아니라 지인들까지 동원(?)하여 뙤약볕 아래서 츄러스를 튀기고 치킨꼬치를 구우며 슬러쉬를 돌렸고, 매번 한 끼 식사로 제공되는 200명분의 김밥을 말았다. 그런가하면 캠프가 끝나는 날에는 지친 몸을 추수를 시간도 없이 다음 차수 아들을 맞기 위해 센터 청소와 세탁을 도우며 신앙학교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해주었다.
수십 년 전통의 살레시오 신앙학교를 되살려 선배 살레시안들이 세운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었다. 젊은 살레시안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 신앙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시하는 데 맞닥트릴 여러 어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살레시오 가족의 발견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수도자만이 아니라 협력자, 동역자, 봉사자 등 헌신적인 살레시오 가족의 참여로 이번 신앙학교는 아무 사고 없이, 기쁨 가득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어쩌면 이번 여름신앙학교는 살레시오 가족이 앞으로 취해야 할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준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