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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라 코르벨라, 하느님의 종 반열에
'인구국가비상사태'라고 부르짖을 만큼, 우리 사회의 인구절벽 현실은 절망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출산 결정권을 지닌 젊은 세대의 가치관 및 선택의 경향은 우리에게 희망적인 미래 전망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 듯하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출산의 바탕이라고 인식되는 결혼마저도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나온 사회조사 결과도 있다(2023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여성가족부).
물론, 지금 우리의 상황이 세상에서 가장 심하지만, 이런 출생아 절벽의 고민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까이 일본이나 대만, 그리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고민이다. 그래서 교황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도록 모두가 노력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어제 로마교구에서 이와 관련하여 매우 관심을 끄는 뉴스가 있었다.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키아라 코르벨라(Chiara Corbella, 1984. 1. 9 - 2012. 6. 13)라는 젊은 엄마에 대한 시복시성의 교구 절차가 마무리되어 새로운 '하느님의 종'이 탄생하였다는 소식이다.
로마 출신인 키아라는 18살 되던 해 메주고리를 순례하는 도중 엔리코 페트릴요를 만나 6년 후인 2008년 9월 21일에 아시시에서 결혼했다. 첫 이태 동안 이들 부부는 두 명의 신생아를 잃었다. 둘 다 태어난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하느님의 품으로 넘겨드려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맏딸인 마리아는 뱃속에서 무뇌증 진단을 받았다. 키아라는 아기를 끝까지 품기로 했고, 딸은 태어나 겨우 세례를 받을 만큼만 살고 30분 만에 사망했다. 두 번째 임신도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에게 다리와 신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둘째 아기 지오반니는 태어나 38분 동안 살다가 사망했다.
연거푸 큰 아픔을 겪은 이 부부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프로라이프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던 몇 분의 시간에 대한 증언을 하기로 했다. "주님은 우리에게 두 명의 특별한 자녀를 주셨습니다: 마리아 그라치아 레티지아와 다비데 지오반니. 하지만, 그분은 우리에게 그들이 태어날 때까지만 동행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전에 경험하지 못한 평화와 기쁨으로 아이들을 안아주고 세례를 받게 한 다음 아버지의 손에 맡길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라고 키아라는 증언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래의 자녀에게 병적 위험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키아라는 2010년에 아들 프란체스코를 세 번째로 임신했다. 셋째는 다행이 초음파 검사 결과 아기의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번에는 키아라가 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녀의 혀에 생긴 종양을 제거했는데 그게 암으로 판명되었다.
키아라는, 남편의 동의 하에, 자신의 생명보다 아들의 생명을 우선시하여 태아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치료를 거부했다. 결국 2011년 5월 30일 부부는 건강한 아들 프란치스코를 얻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암이 전이된 키아라는 말을 하거나 앞을 제대로 보기가 어려워졌다. 2012년 4월, 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은 그녀는 매일을 축복으로 여기며 죽음을 준비했고, 두 달 뒤인 6월 13일에 평화 속에 하느님 품에 안겼다. 이제 막 첫돌을 지낸 프란치스코에게 "사랑의 반대말은 소유란다."라는 편지를 남긴 채로...
작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키아라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모와 아들이 초청됐다. 11살이었던 프란치스코는 백만의 청중 앞에서 감정이 복받치는 눈물로 어머니의 희생을 통한 자신의 삶을 증거했다.
"인간의 논리로 키아라의 삶을 읽으면 비극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앙과 사랑으로 지탱한 키아라에게 고통의 경험은 확실히 파스카의 색조를 지닌 영생의 체험으로 바뀝니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아들을 받아들인 그녀에게 병은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조건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속임수를 만천하에 밝히는 결정적인 승리입니다." 교구 조사과정을 주제한 레이나 주교가 말했다.
'하느님의 종' 키아라가 보여준 희생과 사랑이라는 약만이,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출생 위기의 큰 고질적인 상황을 고치는 데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런 시대 상황에 맞춰 역사하시는 성령께서 키아라를 속히 성인들 반열에 올리시어,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선택의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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