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년원 청소년 6명과 가을 소풍 진행
글, 사진: 최남식 신부
가을은 누구에게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계절이다. 붉게 물든 단풍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아름다운 계절, 굳게 둘러쳐진 높은 담 안에서 갇혀 지내야만 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와 기쁨을 전하기 위해 살레시오 가족이 다정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0월 23일, 대림동 살레시오 공동체의 최남식, 강인석, 김형석 신부를 비롯해 예비 수련자와 내년 입회를 준비 중인 성소자들, 그리고 소년원 봉사자들이 뜻을 모아 서울소년원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 그곳에 수용된 청소년 6명과 함께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특별한 외출에 초대받은 6명의 청소년은 내내 밝은 표정으로 이번 소풍의 목적지인 광명동굴과 수리산 성지를 둘러보는 일정을 행복하게 소화했다. 그중 한 아이는 무려 13개월 만에 소년원 밖의 공기를 마신다며 깊은 감탄을 내뱉기도 했다. 수용시설 안에서의 답답함을 잠시나마 잊고, 대자연 속에서 또래 본연의 순수함을 되찾는 귀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곁에서 지켜보는 살레시안들의 마음 한편에는 깊은 안타까움도 자리했다. 이렇게 순수하고 밝게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와 기쁨마저 철창 안에 가두고 지내야 한다는 뼈아픈 현실 때문이었다. 돈 보스코께서 사제품을 받은 직후 소년원을 방문하는 가운데 느꼈던 그 안타까움, “누군가가 그들을 보살펴 주고 도와주고, 축일에 교리도 가르쳐 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다시는 파멸에 빠지는 일이 없게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깊이 공감하게 된다.
어른들조차 삶의 매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아직 마음이 덜 여문 청소년들에게는 곁에서 바른길로 이끌어 줄 따뜻한 어른의 현존과 하느님의 도우심이 더욱 절실하다. 짧은 소풍을 마치고 소년원으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동반자들은 이 아이들이 훗날 온전한 자유를 얻게 될 때 지금보다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 매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마음 다해 기도했다.
이날 소풍에 함께한 6명의 청소년 중 5명은 다음 주면 퇴소하여 각자의 몫이 기다리는 삶의 자리로 되돌아간다. 이들이 다시 마주할 세상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기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갇힌 공간 안에서 홀로 가을을 보내야만 하는 숱한 청소년들이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도록 온 살레시오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