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교황대사 가스파리 대주교 대림동공동체 방문
살레시오청소년센터 청소년 11명에게 세례를 베풂
글,사진 / 이창룡 신학생 수사
대림동공동체는 살레시오청소년센터의 청소년들과 동고동락한다. 한순간의 실수나 악의 유혹에 빠져 저지른 잘못된 과거 행적으로 말미암아 법의 통제 속에 일정기간을 살아가고 있는 이곳 살레시오청소년센터에 모처럼 가슴 벅찬 경사가 있었다. 지난 3개월 동안 성실하게 교리교육에 참여하고, 묵주기도와 성체강복 등 다양한 영적 준비를 거치며 세례를 준비하던 11명의 청소년들이 마침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는 은총을 입은 것이다.
특히 이날의 기쁨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의 방문이었다. 가스파리 대주교와 함께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백광현 마르첼로 신부가 자리를 함께하며, 청소년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교회 안에 맞아들이는 따뜻한 동반의 시간을 빚어냈다.
11명의 새로운 도미니코 사비오들을 향한 격려
이날 미사는 교황대사 대주교가 주례하고 관구장 신부가 공동집전하는 아름다운 협력 속에서 거행되었다. 가스파리 대주교가 말씀의 전례와 세례식을 주례하며 아이들의 머리 위에 구원의 물을 부었고, 이어지는 성찬의 전례는 백광현 관구장 신부가 주도하며 신앙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기쁨을 공동체 전체가 나누도록 이끌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11명의 새 신자들이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정하게 일러주었다. 특히 살레시오 교육의 아름다운 열매이자 "착한 신자 바른 시민"의 완벽한 모범인 성 도미니코 사비오의 삶을 예로 들며, 아이들이 신앙 안에서 언제나 기쁘고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로마에서 온 메달, 그리고 소년들의 진심이 담긴 수어 찬양
미사 후에는 서로의 진심이 담긴 따뜻한 선물이 오갔다. 교황대사는 로마에서 직접 준비해 온 레오 14세 교황과 성모님이 새겨진 메달을 새 신자들에게 일일이 목에 걸어주었다. 이 작은 메달은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보편 교회 안에서 잊히지 않고 깊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크나큰 위로와 격려의 징표가 되었다.
청소년들 역시 정성껏 준비한 선물로 깊은 감사를 표했다. 센터의 목공과와 도예과 친구들이 솜씨를 모아 직접 만든 '예수님 액자'를 교황대사에게 봉헌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예비신자 친구들과 이들을 축하하고픈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마고네 합창단’이 제단에 올라 '베네디카무스 도미노(Benedicamus Domino)' 성가와 '마니피캇(Magnificat)' 수어 찬양을 선보였다. 조금은 서툴지만 진심이 가득 담긴 소년들의 노래와 몸짓은 그 어떤 화려한 축하 공연보다 깊은 울림을 자아냈고,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청소년들 안에서 푸르게 자라나는 신앙의 희망을 엿보게 했다.
제의방에서 이어진 다정한 축복, "너희를 위해 계속 기도하마"
미사가 끝난 뒤 제의방에서는 더욱 가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제대 봉사를 선 복사들과 합창단 청소년들을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만나주었다. 아이들의 새로운 세례명을 다정하게 묻고,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 기도를 해주었다. 특히 "내가 돌아간 뒤에도 너희들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하마"라는 대주교의 약속은, 아이들의 삶이 결코 홀로 버려진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큰 품 안에서 영원히 기억되고 기도 받고 있다는 든든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교황대사의 따뜻한 행보는 식사 자리로도 이어졌다. 식탁을 돌며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한편, 청소년센터에서 신자 친구들을 위한 교리 프로그램과 검정고시 지도 등 묵묵히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청년 봉사자 모임 '마고네 프렌즈(Magone Friends)'와 살레시오회 동역자들을 찾아가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주한 교황대사의 방문과 11명 청소년의 세례식은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세상의 가장 변방에서 방황하던 아이들이 교회 중심에서 완벽하게 환대받고 사랑받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받은 거룩한 은총의 시간이었다.
가난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품어 안았던 돈 보스코의 뜨거운 심장이, 2026년 오늘 대림동 살레시오청소년센터에서도 여전히 힘차게 뛰고 있음을 증명한 하루. 이 아름다운 만남이 청소년들의 마음밭에 뿌려진 사랑의 씨앗이 되어, 이들을 동반하는 모든 이들의 기도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온 살레시오 가족이 두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