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발행 5주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많은 갈등과 고통에 싸인 상황 속에서 낙담하고 있을 젊은이들에게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의 희망을 전하고 싶은, 양들을 사랑하는 목자의 깊은 마음이 담긴 메시지다.
젊은이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은 그들이 넘어졌거나 실수를 한 것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그들이 완전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사랑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젊은이들은 그리스도를 삶 안으로 맞아들이고 젊은 날의 기쁨과 희망, 고통과 불안을 그분과 함께 나누라고 권했다.
교황 메시지의 전문을 번역하여 싣는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살아 계시고 여러분도 살아 있기를 원하십니다! "젊은이들,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한 시노드의 결과물인 교황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가 발표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제 마음을 항상 기쁨으로 가득 채우는 확신으로 여러분에게 이 메시지를 보냅니다.
우선, 저는 저의 말씀이 여러분에게 희망을 되살리는 것이 되길 바랍니다. 사실 많은 갈등과 고통으로 점철된 작금의 국제적 상황 속에서 많은 분들이 낙담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과 모든 인류에게 희망의 기초가 되는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라는 선언으로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고자 합니다.
저는 특별히 여러분 각자에게 이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시고 여러분을 무한히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여러분에 대한 그분의 사랑은 여러분의 넘어짐이나 실수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그분은 여러분을 사랑하기 위해 여러분의 완전함을 기다리지 않으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두 팔을 벌리신 그분을 보세요. 그리고 "항상 그분이 여러분을 원하시도록 두세요."[1] 친구처럼 그분과 함께 걸으며, 그분을 여러분 삶 안으로 맞아들이고, 젊은 날의 기쁨과 희망, 고통과 불안을 그분과 나누세요. 그분께서 여러분과 함께 짊어지실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길이 밝아지고 가장 큰 짐도 가벼워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매일 "여러분을 그리스도의 마음 속으로 점점 더 깊게 들어가게 하고, 그분의 사랑과 빛과 힘으로 점점 더 충만하게"[2] 해주시는 성령께 청하십시오.
저는 이 메시지가 여러분 모두에게 전달되고, 여러분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살아 있으며 진실한 것으로 인식되고, 이를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열망이 피어나길 얼마나 바라는지 모릅니다! 여러분에게는 그리스도와 맺는 우정에서 오는 기쁨을 모두에게 증거해야 할 위대한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교황 임기 초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에서 이렇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착한 시끄러움으로 난장을 벌려라!" 그리고 저는 오늘도 여러분에게 요청합니다: 목소리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삶과 마음으로 이 진리, 즉 그리스도는 살아 계신다는 것을 외쳐 주십시오! 그리하여 온 교회가 일어나서 그분의 선포를 온 세상에 전하고 또 전하도록 용기를 발휘하십시오.
오는 4월 14일, 우리는 세계청년대회의 모태가 되었던, 구원의 대희년을 지내며 열린 첫 번째 젊은이들의 대회 4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희년이 끝날 무렵인 1984년, 성 요한바오로2세는,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 안에서만 구원과 구속이 있다는 것을 상징하고 일깨워주는 것으로서, 십자가를 젊은이들에게 넘겨주며 전 세계로 출정하라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예수님 상이 없는 나무 십자가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부활의 승리,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를 기념하며, 모든 이들에게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루카 24:5-6)라는 말씀을 상기시키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을 살아계시고 기쁨이 넘치시는 분, 죽음을 이긴 승리자, 여러분을 사랑하고 여러분 안에서 살고 싶어 하는 친구이신 분이라고 묵상해 보세요.[3]
그래야만, 그분 현존의 빛으로 과거의 기억이 풍요롭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맞이하는 데 용기를 갖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래를 만드는 '장인', 내일의 건설자가 되기 위해 여러분의 가족, 조상, 부모의 역사, 여러분 나라의 종교적 전통을 자유롭게 이어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는 함께 걷기를 원하는 교회, 따라서 주님의 뜻을 경청하고 대화하며 끊임없이 식별하고자 하는 교회의 결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5년 전 청년 시노드를 앞두고 세계 각지에 사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각자의 기대와 소망을 나눠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백여 명의 젊은이들이 로마에 와서 며칠 동안 함께 작업하며 시노드에 제안할 아이디어를 추렸습니다. 주교들은 그들의 노력 덕분에 세상과 교회에 대해 더 넓고 깊은 시각을 갖게 되고 심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진정한 '시노드 실험'이었고, 많은 결실을 맺었으며, 우리가 지금 거행하고 있는 새로운 시노드, 바로 시노드다움에 관한 시노드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줬습니다. 2018년 최종 문서에서 읽을 수 있듯이, 실제로 "젊은이들의 참여는 '교회 건설의 차원'인 시노드성을 '다시 일깨우는 데' 기여했습니다."[4] 이제, 교회가 걷는 여정의 새로운 단계에서 우리는 항상 우리의 뿌리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여러분의 창의성을 필요로 합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은 걸어가는 교회의 살아 있는 희망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여러분의 존재와 그리스도 지체의 삶에 대한 여러분의 공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간청합니다. 여러분의 착한 시끄러움, 깨끗하고 민첩한 엔진과 같은 추진력, 부활하신 예수님의 기쁨을 살아가고 선포하는 여러분의 독특한 방식이 우리에게 부족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여러분도 제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2024년 3월 25일 성주간 월요일. 로마, 성 요한 라테란 대성당.
[1] Post-Synodal Apostolic Exhortation Christus Vivit, 123.
[2] Ibid., 130.
[3] Cf. Ibid., 126.
[4] SYNOD OF BISHOPS, XV ORDINARY GENERAL ASSEMBLY, Young People, the Faith and Vocational Discernment, Final Document,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