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 바오로 6세 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제멜리 병원 입원으로 인해 취소된 일반알현을 위해 준비한 교리교육을 공개했다.
“우리의 희망 예수 그리스도"라는 희년 교리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글은
하느님의 아들을 경배하기 위해 동방에서 온 ‘현자들’,
즉 ‘자신을 넘어서서 위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에 대한 성찰을 전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아름다운 묵상이다. 이를 살레시오 가족들과 나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 유아기에 관해 말하는 마태오 복음서의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바로 동방박사의 방문입니다. 많은 문화권에서 특별한 인물이 태어날 징조로 여겨지는 별의 출현에 매료된 동방박사들은 여행의 목적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동방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들은 계약의백성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로서 동방에 사는 박사들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유대 사회에서 '불결하다'고 여겨져 소외된 베들레헴의 목자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오늘은 완전히 새로운 왕권을 가지고 역사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한꺼번에 도착한 또 다른 범주인 외국인들을 만납니다. 따라서 복음서는 가난한 이들과 외국인들이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아기, 세상의 구세주를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초대받은 사람들임을 분명히 알려줍니다.
동방박사들은 노아의 세 아들로부터 유래한 고대 종족과 당시에 알려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세 대륙, 그리고 인간 삶의 세 단계인 청년, 장년, 노년을 모두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이들은 성경 속 위대한 부름을 받은 사람들처럼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움직이고 떠나라는 초대를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을 넘어 바라볼 줄 알고 위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하늘에서 떠오르는 별의 매력에 이끌려 그들은 유다 땅, 예루살렘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헤로데 왕을 만납니다. 갓 태어난 유대인의 왕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그들의 순진함과 신뢰감은 왕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동요하여 즉시 율법학자들에게 조사하도록 지시한 헤로데의 간교함과 충돌합니다.
이렇게 지상 통치자의 권력은 그 약점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율법학자들은 성경을 알고 미카의 예언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이자 목자가 태어날 곳(미카 5,1)을 왕에게 알려줍니다. 큰 예루살렘이 아닌 작은 베들레헴! 실제로 성 바오로는 코린토인들에게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1코린 1,27)라고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헌데 메시아가 태어난 곳을 정확히 알고 있는 율법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길을 보여 주지만, 자신들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주파수에 맞추기 위해서는 예언서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하느님의 말씀이 자신을 파고 들어 그분을 찾고자하는 갈망을 불러 일으키고 그분을 뵙고 자하는 열망에 불을 붙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헤로데는 사기꾼과 폭력배들처럼 속내를 감추고 동방 박사들에게 별이 나타난 정확한 순간을 묻고 여행을 계속하고 돌아와 자신도 가서 신생아를 경배할 수 있도록 소식을 전해 주도록 요구합니다.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맞이해야 할 희망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위협입니다!
동방박사들이 길을 나설 때 별이 다시 나타나 그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합니다. 이는 피조물과 예언의 말씀이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알파벳임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진심으로 하느님을 찾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성령께서도 그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시기 때문에 별빛은 그 사람들에게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불러 일으킵니다. 아기 예수가 있는 집에 들어온 동방 박사들은 엎드려 예수님을 경배하고 왕에게 합당하고 하느님께 합당한 귀한 선물을 바칩니다. 왜죠? 그들은 무엇을 보았습니까? 한 고전 작가는 이렇게 썼습니다. “그들은 말씀을 담은 겸손한 작은 육신을 보았을 뿐이지만, 하느님의 영광은 그들에게서 감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갓난아이를 보지만, 하느님께 경배를 드립니다."(아퀼레이아의 크로마티우스, 마태복음 2,11 해설 ). 따라서 동방박사들은 모든 이방인들 가운데 최초로 신자가 되었으며, 모든 언어와 나라에서 모인 교회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도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의 희망이신 분을 향해 큰 용기를 가지고 자신들의 발걸음을 떼고, 마음을 바치고, 보물을 드린 이 '희망의 순례자', 즉 동방 박사들의 학교에 들어가 봅시다. 우리를 억압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며 존엄성을 지니고 섬길 수 있게 하시는 그분의 왕권을 통해, 그분의 작으심 안에서 하느님을 경배하는 법을 배웁시다. 그리고 그분께 우리의 믿음과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드립시다.